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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총리, 카탈루냐 자치권 박탈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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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총리, 카탈루냐 자치권 박탈 경고

입력
2017.10.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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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스페인 카탈루냐 바르셀로나 시청 앞 산트하우메 광장에서 협상을 통한 위기 타개를 촉구하는 ‘흰색 집회’가 열리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중앙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카탈루냐가 독립선언을 강행할 경우 카탈루냐 주정부의 자치권을 중단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지난 1일 90%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가결되고, 금주 중 카탈루냐가 자치의회에서 투표결과를 공식 의결한 뒤 독립을 대내외에 선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스페인 정부가 긴급히 주정부의 손발을 묶는 초강경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대치 국면이 길어지며 카탈루냐 내에서도 협상론과 반독립 여론이 대두하고 카탈루냐 기반 기업들이 이탈하는 등 분위기도 독립파에 불리해지고 있다.

라호이 총리는 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와 인터뷰에서 카탈루냐 독립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묻는 질문에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모든 방안을 배제하지 않겠다”라며 사실상 중앙정부에 불복종하는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빼앗는 헌법 155조 발동 가능성을 드러냈다. 현지 언론들은 이에 따라 스페인 중앙정부가 독립을 선언하는 카탈루냐 지방정부를 해산하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는 선거를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정부와 카탈루냐의 대치에 양측의 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바르셀로나 시청 앞 산트하우메 광장에는 흰색 옷을 입고 흰색 풍선을 든 시위대가 모여 양측 지도자에 평화적인 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스페인은 그 지도자들보다 뛰어나다” “대화를 하자” “거리는 (독립파뿐 아니라) 모두가 쓸 수 있다” 등의 피켓을 들었다. 이들이 흰색 옷을 입은 것은 스페인 국기든 카탈루냐 지방기든 ‘대화보다 깃발을 앞세우는 행태’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미켈 이세타 사회당 카탈루냐지역 대표는 “일방적인 결정 없이 협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민중의 요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투표 이후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여론은 점점 독립파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날 마드리드 시청 앞 시벨레스 광장에서도 유사한 ‘흰색 집회’가 열렸지만, 인파는 스페인의 붉은색과 노란색 국기를 든 ‘애국집회’에 몰려 “스페인 통합”을 외쳤다. 또 8일에는 카탈루냐 내 대표적인 반독립파 시위대인 카탈란시민사회(SCC)가 바르셀로나 내에서 대대적인 독립 반대 집회를 열어 ‘침묵하는 다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페인과 카탈루냐 깃발을 모두 든 집회 참가자들은 “에스파냐 만세, 카탈루냐 만세”를 외쳤다. 알렉스 라모스 SCC 회장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카탈루냐 독립운동은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유층의 자기만족적 혁명”이라고 비판했다.

카탈루냐 내 본사를 두고 있는 스페인 최대 은행인 카이사뱅크와 주내 2위 규모인 방코데사바델은 본사를 카탈루냐 밖으로 옮기기로 결정했고 연료기업 가스나투랄 역시 법적 본사를 마드리드로 임시 이전했다. 스페인 내각도 카탈루냐 내에 본사를 둔 기업의 법적 본사 이동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장인 아르투르 마스는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카탈루냐가 독립 권리를 얻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혼란 속에서 카를레스 푸지데몬 주지사는 10일 오후 6시(한국시간 11일 오전 1시) 카탈루냐 의회에 출석해 주민투표 결과에 대응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카탈루냐 독립 주민투표 결과는 투표율 43%에 전체 투표자의 90%가 독립을 지지한 것으로 나왔지만, 푸지데몬 주지사가 공언한 대로 이 자리에서 독립을 선언할 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7일 스페인 마드리드 콜론 광장에서 카탈루냐의 독립에 반대하는 ‘애국 집회’가 열리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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