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호텔 공급이 확대된 반면 대폭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 등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관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서울 명동, 동대문, 광화문 등 서울에 호텔들이 대거 들어섰다. 작년 말 기준 서울의 관광호텔은 총 348개로 2012년의 161개보다 대폭 늘었다. 이 기간 객실은 2만7,000개에서 4만7,000개로 2만개(74.1%) 증가했다. 특히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몰리는 서울 명동에는 지난해에만 2,000개가 넘는 객실이 공급됐다.
올해 들어서도 알로프트 서울 명동, 나인트리 프리미어 명동, 신라스테이 서초 등이 개관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용산에 국내 최대 규모인 1,700개 객실을 갖춘 ‘호텔 플렉스’ 드래곤시티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중국 사드 (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북한의 안보위협 등 이른바 복합위기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886만4,18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동기보다 48.7%나 줄며 반토막이 났다.
호텔 객실 급증 속에 방한 외국인 감소로 호텔업계의 불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커 업계 관계자들의 위기감이 크다. 올해 말에도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 등이 개관을 앞두고 있고 레지던스ㆍ일반숙박업ㆍ펜션ㆍ한옥ㆍ도시형 민박업 등 유사 숙박시설도 함께 증가해 호텔의 새로운 경쟁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변정우 경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열린 한 호텔 관련 포럼에서 “에어비앤비 등 숙박 온ㆍ오프라인연계(O2O) 산업이 앞으로 더 활성화되고 북핵ㆍ사드 등 정치ㆍ국제관계 위험변수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국내 호텔산업 불황은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변 교수는 이어 “호텔 객실 요금은 전반적으로 낮아져 호텔 간 경쟁은 지금보다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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