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긴급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관련 업체들이 머리를 맞댄다. ‘한국 브랜드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이 세이프가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삼성전자, LG전자 관계자들이 만나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회의는 ITC의 결정 내용을 평가하는 한편 오는 19일 미국에서 열릴 구제조치 공청회에 앞서 피소업체들이 ITC측에 제출할 서류의 내용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ITC는 자국 산업 피해를 인정함에 따라 19일 구제조치 관련 공청회, 21일 구제조치 방법 및 수준에 관한 표결에 이어 오는 12월 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해 판정과 구제조치 권고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와 해당 업체들은 11일 회의에서 제소업체인 미국 월풀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논리와 함께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더라도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면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와 테네시주에서 각각 진행 중인 가전공장 건설을 대표적인 사례로 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더라도 미국 경제에 대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여도를 강조해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실제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결국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도 역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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