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공식 후원사로 100억 이상 지원
KB금융은 쇼트트랙, 봅슬레이 선수 등 후원
우리은행, 평창 풍력발전 투자 인프라 구축
2018평창 동계올림픽이 5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은행권도 스포츠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스코트 통장 출시를 비롯해 선수와 종목 후원, 금융서비스 제공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 경쟁했던 2개 은행을 제치고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 패럴림픽 대회 공식 후원사로 선정됐다. 100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대가로 하나은행은 대회 관련 금융거래와 상품 출시 등 올림픽 마케팅을 할 수 있다. ‘평창 올림픽’이란 단어를 홍보 문구로 쓸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것이다.
6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 기간(2018년 2월9일~25일) 하나은행은 강릉선수촌과 평창선수촌 등에 전용 영업점 4곳을 설치한다. 이곳에서는 입ㆍ출금은 물론 환전 등 거래가 가능하다. 입장권 판매대금 수입 등 조직위원회로 들어오는 대규모 자금도 하나은행이 독점 관리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들과 소통이 가능한 직원들을 집중 배치하고 주변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10여대 설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관련 상품으로 대회 분위기를 한껏 띄우는 역할도 후원은행의 일이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넣은 전용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올림픽 기념주화와 기념은행권 판매도 대행한다.
후원사가 아닌 은행들은 선수나 종목을 지원하는 ‘우회 경로’를 택했다. KB금융은 2006년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를 전폭 지원하면서 홍보 효과를 제대로 누린 경험이 있다. 이때 생긴 노하우를 바탕으로 KB금융은 현재 쇼트트랙(심석희ㆍ최민정ㆍ국가대표팀)과 피겨(차준환ㆍ최다빈ㆍ임은수ㆍ김예림ㆍ유영ㆍ국가대표팀), 봅슬레이(원윤종ㆍ서영우ㆍ국가대표팀),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등을 후원 중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선수들이 생일이 되면 수제 케이크와 축하카드를 보내는 등 후원 외적인 부분도 살뜰히 챙기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지지 덕분에 원윤종, 서영우 봅슬레이 선수는 지난해 세계랭킹 1위에, 윤성빈 스켈레톤 선수는 세계랭킹 2위에 오르기도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후원 선수가 늘 좋은 성적만 내는 것이 아닐뿐더러 실패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사회적 책임 의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비인기 종목 후원에 앞장서고 있다. 프리스타일 모굴 스키 국가대표 최재우, 크로스컨트리 종목 국가대표 김마그너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 국가대표 이광기 등을 후원 중이다.
우리은행은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지역 풍력발전에 투자해 현지 인프라 구축을 지원했다. 총 2건으로 30MW, 26MW급 풍력발전단지에 각각 360억원과 370억원을 투자했다. 또 올림픽 공식 파트너 비자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기념카드 4종을 공동 출시했다.
이와 별도로 은행들 간 스포츠 선수 자산관리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6월 스포츠전담PB팀을 꾸린 하나은행은 자사가 후원하는 박성현, 이민지 등 유명 프로골프 선수들의 자산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스포츠 스타들의 자산관리 전담팀을 별도로 두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올림픽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은행 브랜드를 전세계에 노출시킬 수 있는데다, 후원 선수의 성적과 인기에 따라 유ㆍ무형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22개 은행 회원사들로 구성된 전국은행연합회도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을 위해 발벗고 나선다. 후원사인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공동으로 200억원을 조직위원회에 쾌척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내부 분담 기준과 기업 규모에 따라 많게는 30억원에서 적게는 수천만원까지 할당된 금액을 부담할 예정이다. 이것과 별개로 은행들은 평창올림픽 입장권도 공동으로 10억원어치 구매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이미 후원사로서 111억원을 지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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