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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제무역위원회 “한국산 제품으로 피해” 삼성ㆍLG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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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제무역위원회 “한국산 제품으로 피해” 삼성ㆍLG “실망”

입력
2017.10.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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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신 세탁기 ‘퀵드라이브’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최신 세탁기 ‘퀵드라이브’ 삼성전자 제공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으로 인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하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ITC는 이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 심사 결과 위원 4명 만장일치로 “수입 세탁기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이프가드는 덤핑 등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니더라도 특정 품목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현재 미국 시장 대형 가정용 세탁기 점유율은 월풀이 38%로 가장 높고 삼성(16%), LG(13%) 순이다. 삼성과 LG는 한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앞서 월풀은 두 회사가 반덤핑을 회피하기 위해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했다며 세이프가드를 요청했다.

이번 ITC 판정이 바로 수입 제한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ITC는 오는 19일 ‘구제조치’ 공청회를 개최한 뒤 11월 투표를 거쳐 구제조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하는데, 구제조치에는 관세 부과 및 인상,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ㆍ일정 물량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이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서 영문 입장 발표문을 통해 “ITC의 결정에 실망스럽게 생각한다”며 “삼성전자 세탁기에 대한 수입 금지는 선택권 제한, 가격 상승, 혁신 제품 공급 제한 등으로 이어져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서 추진 중인 가전공장 건설에도 ITC의 결정이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북미 가전공장을 건설해 혁신적인 세탁기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나올 구제조치가 이 공장의 건설과 가동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을 ITC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LG전자도 현재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LG 세탁기를 선택한 건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라며 “세이프가드가 발효되면 피해는 결국 미국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계속됐기 때문에 ITC 결정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게 두 회사의 설명이다. 삼성과 LG는 앞으로 남은 절차에서 우리 정부와 업계 단체 등과 함께 세이프가드 발동의 부당성에 관해 적극 소명할 계획이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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