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으로 신음 중인 시리아 축구의 기적이 이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 시리아가 호주(50위)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사상 첫 월드컵 본선 가능성을 이어갔다.
시리아는 5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말라카 항 제밧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호주와 1-1로 비겼다. 시리아는 전반 40분 호주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이후에도 호주의 무차별 공세에 고전했지만 더 이상 실점 없이 버틴 뒤 후반 40분 오마르 알 소마(27)가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그대로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알 소마는 지난 달 6일 이란과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시리아에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안긴 선수다.
또 한 번 기사회생한 시리아는 10일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질 호주와 플레이오프 원정 2차전에서 본선 진출을 타진한다. 여기서 이긴 팀이 다음 달 북중미ㆍ카리브해 4위 팀과 홈 앤드 어웨이 최종 플레이오프로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린다.
아직 한 번도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 시리아 대표팀의 여정이 주목 받는 이유는 시리아의 정치적 상황 때문이다.
시리아는 6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45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1,2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 탓에 선수들은 시리아가 아닌 제3국을 떠돌면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고 예선 홈경기도 말레이시아에서 소화 중이다.
A조 최약체라는 평을 딛고 3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까지 올라 선전 중인 시리아 대표팀이 내전에 지친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