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은 올해 571돌을 맞은 한글날이다. 하지만 열흘이 넘는 긴 추석연휴에 끼어 그 의미가 잊힐 수도 있다. 긴 연휴를 마무리 짓는 9일 한글날을 기념해 온 가족이 함께 방문해 볼만한 명소를 꼽아봤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8번출구를 나오면 ‘한글가온길’ 을 걸을 수 있다. ‘한글가온길’이란 한글 탄생지인 경복궁, 한글을 지켜온 한글학회와 주시경 선생의 집터가 있는 곳으로 한글의 역사와 관련한 숨은 이야기가 담긴 길이다. 새문안로3길과 세종문화회관 뒤편으로 난 세종대로23길의 별칭이기도 하다. 이 길에는 특히 ‘한글숨바꼭질’이라는 이름 아래 한글을 주제로 디자인한 18점의 작품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관련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박물관에서는 이달 12일까지 ‘훈민정음과 난중일기: 다시, 바라보다’전이 열린다. 전시관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동국정운, 난중일기, 충무공 장검 등이 전시돼 있고, 정병규, 빠키 등 현대 미술가들이 훈민정음과 난중일기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한 설치ㆍ영상ㆍ회화 작품 등도 관람할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도 한글날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한글박물관에서는 세종대왕의 업적을 현대미술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한글놀이터와 외국인들을 위한 한글배움터 등 다양한 부대시설ㆍ학습장이 마련돼 있다.
직장인들이 평소 별 생각 없이 지나치는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에도 숨은 의미가 있다. 동상 앞에는 당대에 발명한 양부일구, 측우기, 혼천의가 놓여있고, 세종대왕 왼손에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들려 있다. 광화문역 지하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 ‘세종이야기’라는 전시실에는 세종의 민본사상, 한글 창제 등을 정리한 자료를 볼 수 있다.
한글날을 기념한 축제도 열린다. 종로구청은 9일 ‘한글날 기념 세종마을 세종주간 축제’를 연다. 이날 본행사에 앞서 세종대왕 어가행렬도 재현할 계획이다. 경복궁 흥례문에서 시작해 세종마을 통인시장 앞 정자까지 어가행렬이 이어진다. 선두에 설 세종대왕 역할은 세종대왕 17대손이자 현재 세종마을에 거주중인 종로구민이 맡는다.
본행사는 세종마을 통인시장 앞 정자 옆 특설무대에서 치러지며 2차 훈민정음 반포식이 진행된다. 조선 전기부터 대궐 안 잔치 때 선보였던 춤과 노래 등 축하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시민들이 추석 연휴 동안에도 한글날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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