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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행복](33) 조성하 "'구해줘'는 인생작…대한민국 행복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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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행복](33) 조성하 "'구해줘'는 인생작…대한민국 행복할지어다"

입력
2017.10.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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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조성하는 요즘처럼 행복할 때가 없다. 51세의 나이에 인생작을 경신했기 때문. 얼마 전 종영한 OCN 드라마 ‘구해줘’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극중 사이비 종교집단 구선원의 교주 백정기 역을 맡아 열연했다. 2014년 4ㆍ16 세월호 참사 당시 구원파의 유병언을 떠올리며 백발로 변신했다. 무려 16번의 탈색을 반복했고, 1~2주마다 뿌리 염색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머리가 다 상해 삭발해야 될 정도”라고 했다. 감정 소비가 많아 힘들었을 텐데 얼굴에선 행복감이 가득 묻어났다.

“‘구선원’의 시작과 끝은 분명히 백정기가 있었다. 그래도 나쁜 짓은 조완태(조재윤)와 강은실(박지영)이 많이 하지 않았냐? 구선원의 모든 건 백정기가 시스템화 시켜 놓았지만…. 혼자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말할 자신은 없다. 진작 죽기 전에 사과를 해야 하는데 ‘나쁜 놈입니다. 죄송합니다(웃음).’”

마지막 회에서 백정기는 불에 타 최후를 맞았다. 성 노리개로 삼은 소녀 상미(서예지)와 결혼을 꿈꿨지만 끝내 죽게 됐다. 시청자들은 고구마 전개가 계속되다 백정기가 죽자 ‘사이다 결말’이라며 좋아했다. 정작 조성하는 “죽기 싫은데 죽으려니까 힘들었다. 권선징악 결말은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통쾌할 수 있다”면서도 “백정기가 구선원을 떠났지만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열린 결말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원태, 강은실 등 하수인은 경찰에 잡혀가도 원뿌리인 교주는 살아 있어야 되지 않았을까. 그래야 드라마 취지처럼 사이비 종교 피해에 대한 긴장감과 경각심을 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시즌2를 바란 것 아니냐’고 묻자 “작가, 감독님한테 그렇게 부탁했는데 무참히 죽여 버렸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킹스맨’ 시리즈의 콜린 퍼스처럼 부활해 시즌2를 찍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백정기의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가면을 쓰거나 황금 팔을 하고 나오면 되지 않겠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이비 교주는 그 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다. 조성하는 자신이 “사이비 교주의 전형적인 모델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댓글 중 “진짜 교주 같다”가 기억에 남는다며 “가장 큰 칭찬”이라고 행복해했다. 중년 나이 대는 형사, 법조인, 기업인, 아빠 등 역할이 한정적이다. 때문에 “백정기는 평생 한 번 만날까 말까 싶은 캐릭터다. 또 이렇게 멋진 캐릭터를 맡을 수 있을까 싶다”고 했다.

드라마 전체 분위기는 무거웠지만, 촬영 현장은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 “‘구해줘’ 촬영하면서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돌아봤다. 특히 박지영, 조재윤, 윤유선 등과 호흡은 현장에 갈 때마다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을 줬다. 조재윤을 비롯해 김광규와 손병호의 개그에 “웃음 찾느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실제 종교는 “무늬만 불교”라며 길에서 ‘도를 아십니까?’라고 말을 걸어도 “거의 대화를 안 나누는 편”이란다. 사이비 집단의 자료를 찾아보며 ‘이 사람이라면 믿겠다’라는 타당성이 생기기 위해 노력했다. 일부러 백발과 올 화이트 정장으로 순결성을 강조했다. 시청자들은 ‘꽃중년’ 조성하의 섹시한 매력에 감탄했다. 조성하 역시 이런 반응이 싫지 않은 눈치였다.

“요즘 섹시하다고 많이 얘기해줘서 뭔가 더 준비해줘야 될 것 같다. 여렸을 때는 섹시하다는 말을 못 들어봤다. 근육을 키운다고 섹시해지는 건 아니지 않냐. 섹시함은 그 사람에게서 향기처럼 나오는 것 같다.”

조성하는 ‘꽃중년’의 원조다. 2006년 KBS 드라마 ‘황진이’ 때 처음 “‘꽃중년’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아무도 못쓰게 상표등록을 할까 싶었다. ‘꽃중년’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행복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내 자랑을 하자면 ‘꿀성대’라는 별명도 있다.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로) ‘국민 사위’라는 호칭을 얻었다. 그래도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는 게 가장 좋다. 재작년, 작년보다 연기를 눈곱만큼만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구해줘’를 통해 “될지어다!” “믿습니다!”는 최고의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SNS나 댓글에도 온통 도배 돼 있다. “전 국민이 ‘될지어다’를 외쳤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될지어다!”라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요즘 조성하는 멜로 연기를 꿈꾼다. 20~30대의 풋풋한 로맨스가 아닌 중년 커플의 농익은 사랑을 표현하고 싶단다. “지상 최대의 목표는 멜로다. 사람은 사랑이 없으면 살아갈 의미가 없고 존재의 가치도 없다. 사랑이 있어야 모든 역사 창조가 시작된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 숙제이자 바람이다. 어려서부터 로미오 하는 게 꿈이었는데 안 시켜준다.”

일상에서는 맥주 한잔 마시며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 죽마고우인 동료 배우 엄효섭은 큰 힘이 된다고. 고등학교 연극 반 때부터 함께 한 사이로 “둘 다 요즘 스크린 골프에 빠졌다. 가끔 만나 스크린 골프 치고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게 즐겁다”고 귀띔했다. 두 딸과의 오붓한 데이트 시간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학교 3학년인 큰 딸은 자신이 집에 올 때까지 기다린다며 “남자친구 문제를 의논하고 스킨십도 자주 한다”고 웃었다. 둘째 딸에게는 “‘구해줘’로 처음 관심을 받는 아빠가 됐다. 친구들도 난리가 났다고 하더라”며 행복해했다.

“‘구해줘’는 여태까지 없었던 드라마다. 우리가 늘 궁금해 하던 사이비 집단을 파헤친 작품이다. 시청자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쁨을 준 것 같아 행복하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는데 제목처럼 나뿐만 아니라 작가, 감독, 옥택연, 서예지, 우도환 등 배우들 모두 구해줬다. 다들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되지 않았냐. ‘신인배우 조성하가 좀 가능성이 있구나’라는 것도 보여주게 됐다(웃음).”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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