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설과 추석 시즌 핵ㆍ미사일 도발
올 들어 주요 전략도발도 주말에 쏠려
“6ㆍ25전쟁 일요일 발발과 비슷한 의도”
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해 2월6일. 북한은 7~14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 8~25일 사이 발사하겠다던 기존 발표를 돌연 변경한 것이다. 더욱이 기존 예고한 발사 기간이 이틀 남은 상황에서 기간을 하루 앞당긴 것은 7일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결국 북한은 설을 하루 앞둔 7일 장거리 탄도 미사일(로켓)인 광명성을 쏴 올렸다.
북한의 도발은 최근 명절과 주말에 쏠리는 양상이다. 지난해 설 연휴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던 북한은 같은 해 9월9일(정권수립일)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올해 들어 있었던 각종 대형 전략도발 역시 휴일에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5월1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는 일요일이었으며 꼭 일주일 뒤에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을 발사하고 실전배치를 선언했다.
이어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의 두 번째 발사도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7월28일)에 진행했으며, 수소탄 실험으로 추정되는 6차 핵실험 역시 일요일(9월3일)에 감행했다.
북한이 명절 또는 주말 도발을 의도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 5차 핵실험은 추석 연휴를 겨냥했다기 보다는 자신들의 주요 정치 기념일 중 하나인 정권수립일에 스케줄을 맞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 7월4일 이뤄진 북한의 첫 번째 화성-14형 발사 도발은 북미 간 대결 구도 극대화 차원에서 애초부터 미국의 최대 정치 기념일인 독립기념일을 노리고 있었을 개연성이 크다.
반면 미국의 정치적 기념일도, 그렇다고 북한 내부 정치 기념일에 맞춰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운 휴일 도발도 적지 않다. 지난해 설 연휴에 이뤄진 광명성 발사가 그렇고, 올해 5월14일 화성-12형 발사와 7월28일 화성-14형 발사 등이 이에 해당된다. 때문에 대내외 일정 상의 정치적 명분이 없을 경우 북한도 의도적으로 휴일을 고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아무래도 휴일을 전후한 시기 한미의 대북 감시 태세나 대응이 미흡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6ㆍ25전쟁도 일요일 새벽 북한의 기습으로 시작된 것과 비슷한 원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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