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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눈물 흘리며 떠난 이승엽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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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눈물 흘리며 떠난 이승엽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다"

입력
2017.10.0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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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사진=삼성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41·삼성)이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뜨거운 눈물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이날 '전성기와 같은'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으로 은퇴 경기를 장식했다.

은퇴식에서는 연신 눈물을 쏟아내며 이별을 실감했다. '국민타자' 수식어를 내려놓고 '제 2의 인생'을 열게 된 이승엽은 "야구를 선택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엽은 KBO리그에서 통산 타율 0.302,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8시즌(2004~2011년) 동안 기록한 159홈런을 더하면 이승엽이 프로 23년 간 때려낸 홈런은 626개가 된다. 다음은 은퇴식을 마친 뒤 만난 이승엽과 일문일답.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렸다.

"생각보다 많이 울었다. 이수빈 구단주님이 단상 위에 올라오시는데 눈물이 났다.

-은퇴식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전광판에 어머니의 모습이 나오신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돌아가신 지 10년 정도 됐다. 아들 뒷바라지를 하신다고 본인의 건강을 챙기지 못하셨다. 내가 어머니를 잘 보살피지 못해서 더 빨리 떠나신 것 같다. 사실 어머니라는 단어를 잊고 있었다. 내가 더 성숙했다면 어머니가 지금까지 살아계시지 않았을까 싶어서 눈물이 났다."

-영구결번식에서 유니폼을 벗어 전달했는데.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에서 15시즌을 뛰었는데 팀에 도움이 되는 시즌도 있었지만 해가 되는 때도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혹시라도 나 때문에 집중해서 플레이하지 못한 선수가 있었다면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하고 싶다."

-은퇴경기에서 홈런을 2개나 때렸다.

"아버지와 아들들이 모두 경기장을 찾았고, 팬들도 많이 와주셨는데 송구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아 다행이다. 내가 빠지지만 남은 후배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내주길 바란다."

-마지막까지 활약을 펼쳐 은퇴가 더 아쉽게 느껴질 팬들도 많을 것 같다.

"떠나야 할 때를 잘 잡았다. 물론 아쉽다. 하지만 더 잘할 수 있을 거란 아쉬움이 아니라 이제 야구를 더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다. 그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후배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응집력과 집중력으로 2년 간 망가진 팀을 되돌려주실 항상 응원하겠다. 선배로서 2년 연속 9위에 그친 다는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도 하고 싶다."

-그간 타자 전향, 해외 진출, 국내 복귀 등 많은 선택을 해왔다. 그중 최고의 선택을 꼽는다면.

"야구를 선택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다. 부모님이 반대를 하셨지만 고집을 부려 야구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 의지로 결정해왔고, 다 맞았다고 생각한다. 아쉽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은퇴도 잘 한 선택이라 믿는다."

-'국민타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사는 게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다.

"정말 힘들었다. 유명인으로 산다는 것이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했다. 국민타자라는 이름이 내 어깨를 짓누른다는 생각도 했다.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아무에게나 붙는 것이 아니기 대문에 말과 행동을 더 조심했다. 그래도 그 타이틀이 나를 성장시켰고,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이제는 기분 좋다."

-내일은 사회인으로 보내는 첫 날이다. 무엇을 하고 싶나.

"명절인데 차례를 지내러 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쉬고 싶다. 모레부터는 골프를 치고 싶다.(웃음)"

-이승엽에게 등번호 36번은 어떤 의미일까.

"사실 36이라는 단어를 싫어했다. 신인 때 선배들이 내가 좋아하는 번호를 선배들이 달고 있었다. 야구를 시작할 때 27번을 달아서 27번을 원했는데 동봉철 선배가 달고 있었다. 투수 출신이어서 11번도 원했는데 역시 다른 선배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3년 차에 MVP를 받았고, 이후에는 36번이 나에게 맞는 번호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번호다. 선수들이 36번이 붙은 유니폼을 입고, 배트와 손목 밴드 등을 받아가서 쓰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행복했다. 오늘 하루는 정말 행복했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대구=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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