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절벽엔 국내 첫 ‘잔도’ 개장
증평군 아슬아슬 230m 출렁다리
청풍호반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추진도
“스릴족을 잡아라!”
지자체들이 아찔한 여행을 추구하는 ‘스릴족’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체험 관광객 증가 추세에 맞춰 지자체들은 저마다 ‘아찔한 관광상품’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모습이다.
충북도내에서 체험 관광지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단양군이다.
단양군은 남한강 절벽 근처인 적성면 애곡리 만학천봉(해발 310m)정상에 스카이워크를 만들었다. 달걀을 비스듬히 세워놓은 듯한 모양의 전망대 꼭대기에 설치한 스카이워크는 모두 3개. 10~15m길이의 스카이워크는 남한강 수면에서 무려 120m높이의 절벽 밖으로 쑥 나와있다. 바닥이 투명유리로 돼 있어 근처만 가도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다. 단양군청 홍보실의 장영재씨는 “유리 바닥을 밟고 서면 공중에 떠있는 듯 아찔하기만 하다. 웬만한 강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도 가장자리 끝까지 걸음을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스카이워크를 떠받치고 있는 전망대 바로 밑에는 외줄을 타고 활강하는 짚와이어 시설이 있다. 짚와이어는 만학천봉에서 환승장까지 가는 1코스(680m)와 환승장에서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2코스(300m)로 구성됐다. 짚와이어는 2인 1조로 타는데, 최고 시속이 50㎞나 된다. 빠른 속도감을 느끼면서 눈 아래 펼쳐지는 남한강과 소백산, 월악산, 금수산의 빼어난 풍경을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안전을 위해 시속 50㎞이상 속도가 나면 제동장치가 저절로 작동해 속도를 줄여준다.
이들 시설과 360도를 돌며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를 한 데 묶어 단양군은 ‘만천하스카이워크’라고 이름짓고, 지난 7월 13일 정식 개장했다. 이 시설 조성에 단양군은 총 183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했다.
이곳과 연결되는 남한강 절벽에는 국내 최초의 잔도(棧道)가 설치돼 8월 개장했다. 수양개역사문화길로 명명한 이 길은 강 암벽에 선반처럼 달아서 만들었다. 25~30m위 기암 절벽을 따라 난 길에서 아찔한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만천하스카이워크와 잔도는 스릴을 즐기는 여행객의 마음을 금세 사로잡았다. 개장 두 달 만에 이용객 10만명을 돌파하며 관광도시 단양을 대표하는 명소로 부상했다.
단양군은 이들 시설을 이번 추석연휴에도 정상 운영한다. 추석 당일인 4일만 오후 1시까지 개장하고, 나머지는 평소처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증평군도 스릴족 잡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군은 지역명소인 좌구산휴양림 안에 길이가 230m나 되는 출렁다리를 만들어 여름 휴가철인 지난 7월초 개장했다.
땅 위 50m위에 설치한 이 다리 위에 서면 아슬아슬함 속에서 좌구산의 빼어난 산세와 계곡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깊은 산중에 위치한 이 다리는 눈이 내리거나 강풍이 부는 등 위험한 때에는 이용이 제한된다.
이들 지역에 뒤질세라 제천시는 청풍호반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우선 1단계로 호변의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해발 531m)을 잇는 2.3㎞짜리 케이블카를 먼저 개설할 참이다. 이어 2단계로 호수를 가로지르는 청풍문화재단지~청풍만남의 광장 간 1.45km에 추가로 케이블카를 설치할 계획이다. 1단계는 내년까지, 2단계는 관광객 반응 등을 봐가며 향후 점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천시는 “1단계 케이블카만해도 경남 통영 미륵산의 한려수도케이블카(1.9㎞)보다 300m나 더 길다”며 “호수 위 케이블카까지 생기면 물 위에서 짜릿함을 느끼면서 청풍호와 주변 월악산의 그림 같은 경치를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근 충북도 관광항공과장은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이들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아슬아슬한 체험 시설은 무엇보다 안전성과 함께 철저한 사후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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