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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평양 브런치 드시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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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평양 브런치 드시러 오세요”

입력
2017.10.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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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부산 서구 부용동에 오픈

북한 물품 200여종 전시 및 판매

수익금 전액 북한 이탈주민 위해 사용

추석 연휴인 2일 오전 부산 서구 부용동에 위치한 국내 1호 통일문화카페인 ‘당신이 통일입니다’의 문을 열자 고소한 감자전 냄새와 향긋한 커피 향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39.6㎡(12평) 남짓한 카페에는 연휴인데도 3~4개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쪽 진열장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북한 술과 담배, 화장품, 인삼 등으로 가득 차 있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카페는 동아대 부산하나센터가 북한 이탈주민의 재취업을 돕고 통일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지난 8월 1일 문을 열었다. 수익금은 인건비를 뺀 전액이 중국에 있는 북한 이탈주민과 그 자녀들의 정착지원사업에 쓰인다.

강동완 부산하나센터장은 “북한 이탈주민의 정착을 돕고 통일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 카페를 열게 됐다” 면서 “오픈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현재는 직원 2명의 월급과 월세 등을 유지해 나가는 정도지만 한 번 온 손님은 좋은 취지라며 계속 온다”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최근 북한에서 출시된 ‘룡봉 담배’와 ‘미인 팩’, ‘대동강 맥주’, ‘금강산 샘물’, 북한산 노트북ㆍ휴대전화 등 200여종에 달하는 북한 물품을 전시ㆍ판매하고 있다.

통일을 염원하는 문구가 적힌 보온병이나 뜨거운 물을 부으면 우리나라 지도가 나타나는 통일 머그잔, 엽서 등도 판매한다.

이 카페의 바리스타를 맡고 있는 북한 양강도 출신 이모(35ㆍ여)씨는 “이 카페는 막갈이 지짐(감자전)과 남새(샐러드), 오미자차가 한 세트인 ‘평양 브런치’가 대표 메뉴”라며 “어렸을 때 평양 출신 어머니가 배고프면 막갈이 지짐을 맛있게 해줬는데 그 기억을 떠올려 어설프지만 이곳에서 솜씨를 뽐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씨는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꽃제비’(거지) 생활을 하다가 중국에서 양부모를 만나 2년 전 한국으로 와 이 카페의 첫 바리스타가 됐다.

강 센터장은 “중국과 한국에서 북한 이탈주민들이 불이익을 받는 등 정착하지 못하고 처참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을 봐왔다”면서 “이러한 현실이 하루 빨리 개선되고 이 카페가 ‘통일 놀이터’로 자리를 잡아 2호점, 3호점 계속해서 늘어 탈북민의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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