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맹독성 ‘붉은 독개미’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정부가 최초 발견 지점인 부산항 감만부두에 대한 일제 조사에 착수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추석 연휴인 2일 오후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과 관계부처 합동 긴급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당국은 오는 12일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붉은 독개미가 처음 발견된 부산항 감만 컨테이너 야적장 전체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해 추가로 붉은 독개미 군집 서식 여부를 파악하기로 했다. 이 곳에서는 지난달 28일 붉은 독개미 25마리가 최초로 발견된 데 이어 29일 같은 장소에서 1,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포착됐다. 국내에서 붉은 독개미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감만부두가 워낙 넓어 아직 조사를 벌이지 못한 곳도 있어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일제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라며 “개미는 군집 생활을 하는데 아직 최초 발견된 개미집 외에 추가로 발견된 것은 없다”고 했다.
붉은 독개미가 국내에 유입된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역학 조사에도 속도를 낸다. 독개미가 발견된 지점의 반경 100m 이내로 컨테이너 이동을 금지한 검역본부는 해당 장소에 오간 기록이 있는 모든 컨테이너에 대한 3개월 분량의 자료를 관세청에 요청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자료를 살펴보면 독개미가 어느 국가에서, 어떤 식물을 통해 유입됐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붉은 독개미는 몸 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지니고 있다. 독개미의 날카로운 침에 찔릴 경우,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북미에서는 한해 8만명 이상이 붉은 독개미에 쏘이고 100여명이 사망한다. 이 때문에 붉은 독개미를 ‘살인 개미’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은 붉은 독개미를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으로 지정했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개미에 물려 평소와는 다른 신체적 징후가 발견될 경우, 20~30분 정도 안정을 취하고 컨디션 변화가 없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몸 상태가 급변하는 경우, 가까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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