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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부지’ 이호준의 뜨거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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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부지’ 이호준의 뜨거운 안녕

입력
2017.10.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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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이 지난달 30일 창원 넥센전에서 은퇴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이호준이 지난달 30일 창원 넥센전에서 은퇴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NC의 ‘호부지’(이호준+아버지) 이호준(41)이 그라운드와 뜨거운 이별을 했다.

이호준은 지난달 3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2017시즌 홈 최종전이자 자신의 은퇴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회 쐐기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에 11-4 완승을 선물했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 24년 선수 생활을 접는 이호준은 구단이 준비한 은퇴 행사에서 수 차례 울먹였다. 경기 전 두 아들과 시구ㆍ시타ㆍ시포를 했고, 선수단은 이호준의 등번호 ‘27’을 새긴 특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마산구장은 이호준 은퇴 기념 엠블럼과 깃발로 가득 찼고, 외야 그라운드에는 그를 형상화한 그림이 자리했다. 또한 김경문 NC 감독이 건넨 깜짝 선물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 감독은 손 편지와 숫자 27을 새긴 순금 목걸이를 선물했다.

이호준의 모습을 그라운드에 새긴 마산구장. NC 제공
이호준의 모습을 그라운드에 새긴 마산구장. NC 제공

김 감독의 배려로 은퇴 경기에서 4번 타순에 포진한 이호준은 롯데와 3위 싸움 중이라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멀티히트를 쳤다. 전날 경기에서도 동점 2점 홈런과 역전의 물꼬를 튼 안타로 팀에 보은했다. 덕분에 NC는 롯데와 공동 3위에 올라 3일 최종전에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 주인을 가리게 됐다.

경기 후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호준은 “너무 행복하다”라며 잠깐 울먹인 뒤 “5년 전에 다이노스, 마산야구장으로 불러주신 김택진 구단주님과 NC 프런트에 감사하다”고 자신을 데려온 구단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그 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 너를 높게 평가한다. 우리 팀에 꼭 네가 필요하다’고 말해준 김경문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며 “누가 감히 이렇게 멋지게 은퇴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정말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제2의 인생에 (팬들의) 함성을 기억해 더 멋진 이호준이 되겠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이호준이 동료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이호준이 동료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1994년 해태(현 KIA) 고졸 신인으로 프로에 뛰어든 이호준(41ㆍNC)은 투수에서 1996년 타자로 전향했고, 2000년 트레이드로 SK에 새 둥지를 틀었다. SK에서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서며 2007년과 2008년, 2010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다. 그리고 2012년 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신생 팀 NC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이호준은 1일 현재 프로 통산 2,052경기에 출전, 타율 0.282 337홈런(4위) 1,265타점(3위) 3,271루타(3위)의 성적을 남겼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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