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시사와
트럼프 정부 세제개편안 공개에
달러인덱스 소폭 상승세 돌아서
“한국 수출 안정적인 증가세로
원화는 강세 가능성” 의견도

올 들어 추락을 거듭하던 미국 달러화 가치가 지난달 무려 7개월 만에 반등했다.
1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지난달 29일 93.08으로 마감해 전월 말(92.67)보다 소폭(0.44%)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줄곧 하락세를 이어 왔다. 특히 월말 지수 기준으로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는데 이는 2002년 8월~2003년 5월 10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14년 만에 가장 긴 하락세였다.
이 같은 달러 가치의 장기 약세는 미국의 불확실한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으로 해석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에 대한 기대로 연초 달러화 가치가 크게 상승했는데 이러한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면서 달러화가 힘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통화 긴축 정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것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달 8일 91.35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가 최근 소폭이지만 다시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연준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오는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큰 폭의 세제개편안을 공개한 게 달러 가치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의 세제개편안에는 기존 35%인 법인세율은 20%로, 개인 최고 소득세율은 39.6%에서 35%로 내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이후,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안 기대가 더해지면서 달러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최근 북핵 리스크(위험) 영향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월말 달러당 1,127.8원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9월 말 1,145.4원으로 한 달 사이 1.6% 올랐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 오는 10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기점으로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이 3개월 만에 1,150원선을 넘어설 거란 전망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한국 수출이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원화가 다시 강세(원ㆍ달러 환율 하락)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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