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근령ㆍ지만 접견 거부 상태
미결수라 합동 차례도 참석 못해
추석날 특선영화 ‘국제시장’ 방영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휴 10일간 접견인 없이 서울구치소에서 홀로 한가위를 보내게 된다. 추석 당일에는 본인이 건전 애국영화라 평가했던 ‘국제시장’이 특선영화로 전파를 탄다.
1일 법무부 교정본부(본부장 김학성)는 연휴기간 열흘 중 총 3일의 구치소 접견을 허용했다. 지난달 30일, 이달 2일과 7일이다. 특히 2일은 긴 연휴에 구치소가 쉬면서 접견이 막힌 수용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법무부가 ‘추석 명절 접견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주말과 공휴일에 접견이 불가하다는 기존 원칙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접견 기간 아무도 만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족은 접견할 수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접견 거부 명단에 올려놓은 상태다. 그간 유영하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유일한 접견자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박 전 대통령은 홀로 긴 명절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은 수형자 합동 차례에도 참석하지 못한다. 추석 당일인 4일 아침 전국 52개 교정시설에서는 수형자 합동 차례가 열린다. 그러나 공범 간 접촉을 우려해 교정당국은 형이 확정된 기결수만 참석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추석 당일에도 자신의 방에 홀로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교정당국이 마련한 추석 특선영화에는 공교롭게도 영화 ‘국제시장’(추석 당일 오후 6시 방영)이 포함돼 있다. 연휴 기간 미결수들은 공휴일 일과와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TV를 시청할 수 있는데, 교도소 내 방송인 보라매방송은 2~8일 ‘아이언맨2’ ‘아이언맨3’ ‘국제시장’ ‘신비한 동물사전’ ‘명량’ ‘기술자들’ ‘부산행’ 순으로 매일 한 편씩 특선영화를 편성했다.
‘국제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1월말 파독 광부와 간호사, 이산가족과 함께 관람하고 눈물을 훔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안종범 수첩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10월 13일 대통령주재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제시장’을 언급하며 “이념과 정쟁을 떠나 자긍심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치하하기도 했다.
서울구치소는 추석 당일 아침 식사로 모닝 빵, 샐러드, 수프, 우유를, 이날 특식으로 송편을 배식한다. 개천절(3일)과 한글날(9일)에는 각 옥수수, 맛밤이 특식으로 나온다. 같은 구치소에 수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일과를 보낼 예정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는 모닝 빵, 두유, 양배추 샐러드가 명절 당일 아침 식사, 돼지고기채소볶음이 특식이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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