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호르몬제인 경구피임약이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란 입소문과 함께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부정적인 신체 이상징후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경구피임약은 의사 처방전 없이도 일반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대부분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일 국내 주요 포털의 인터넷 카페 등에 따르면 경구피임약을 복용한 이들에겐 부정 출혈에서부터 체중 이상과 두통, 소화불량까지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났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여대생 A모(26)씨는 “고등학교 때 생리 불순과 여드름을 치료하기 위해 피임약을 6년간 먹었다”며 “아무런 이상 증세가 없었지만 어느 날부터 갑자기 부정출혈이 계속되면서 피임약을 끊었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건강한 상태이지만 찝찝한 마음은 여전하다. 서울 도곡동에 사는 여대생 B모(23)씨도 “지난 2015년4월부터 2016년2월까지 병원에서 경구피임약을 처방 받아 먹었다”며 “생리 주기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약을 복용했지만 돌아온 것은 부정출혈과 소화불량, 체중 증가, 현기증, 편두통이었다”고 토로했다. B모씨 역시 계속된 부작용에 경구피임약 복용을 끊자, 한 달 만에 몸이 정상으로 회복됐다.
해외에서도 경구피임약에 대한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40명(18~35세)의 건강한 여성을 두 집단으로 나눠 피임약과 가짜 피임약을 먹여 본 결과, 양 쪽 집단 모두 복용 전엔 34%가 삶의 질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지만 복용 이후엔 가짜 피임약 복용 집단은 38%로, 진짜 피임약 복용 집단은 44%로 수치가 달라졌다. 피임약을 먹은 집단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비율이 훨씬 높아진 셈이다.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 감소나 프로게스테론의 증가 같은 호르몬 변화가 무기력증을 만들 수 있다”며 “여드름이나 불안증세, 식욕 변화 등의 부작용도 이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외에선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고 사망한 사례도 있다. 지난 7월10일 영국에서 14살부터 6년 동안 경구피임약을 복용했던 애비 파크스(20)가 심정지로 사망했다. 혈전증(피가 굳어 생기는 병)의 주 원인인 응고 인자를 갖고 있었는데, 경구피임약이 이 응고인자를 병으로 발전시키면서 사망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경구피임약과 같은 사전피임제 사용시 사전 진단을 해보는 게 유용하다고 조언한다. 염선경 서울 강남 미즈메디 병원 산부인과 의사는 “경구피임약을 잘못 복용할 경우엔 체질에 따라 편두통과 우울감, 부종, 질출혈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대한 산부인과 학회 홈페이지에 공지된 사전피임제 사용 여성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참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성준 경기 용인시 썬월드온누리약국 약사는 “일반의약품이긴 하지만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기에 앞서 의사나 약사에게 사전 문의를 해 본 다음 복용하는 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안전한 지름길이다”고 말했다. 유지윤 인턴기자(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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