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자체 대화 채널이 열려 있으며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위한 협상에 응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한반도 상황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으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해 상황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틸러슨 장관은 30일 기자들에게 “북한의 (대화 의사를) 살펴보고 있다”라며 “북한과의 소통로가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북한 사정에 완전히 어두운 게 아니며, 대화의 끈이 완전히 끊어진 게 아니다. 두세 개의 채널이 있다. 우리는 북한에 말을 걸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대화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느냐는 질문에 틸러슨 장관은 “우리(미국) 자체 채널로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한 후에도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당장 취해야 할 행동은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다. 지금은 다소 과열돼(overheated)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과열’이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이 사적인 비난으로 이어졌던 ‘말의 전쟁’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과열’에 해당하냐는 질문에 “전체 상황이 그렇다는 것이다. 모두가 진정해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한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시 주석과의 면담 직후 중국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에 깊은 우려를 느끼고 있으며 북한이 국제사회와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어떤 형태의 대화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30일 중국을 방문한 틸러슨 장관은 이날 시 주석은 물론 왕이(王毅) 외교부장,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도 차례로 회동하며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앞서 북핵 대응방안 등을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부터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를 방문해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에 대응하는 국제 공조에 나선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