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인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반려동물 유기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된 전체 유실ㆍ유기동물 8만9,733마리 가운데 여름 휴가철이 있는 7∼8월 버려진 반려동물은 전체 유기동물의 20%에 해당하는 총 1만8,029마리였다. 유기동물 5마리 가운데 1마리꼴로 휴가철에 버려지는 셈이다.
이번 추석만큼이나 길었던 5월 황금연휴 당시에도 9일간(4월 29일∼5월 7일) 무려 2,120마리가 유기됐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235마리가 버려졌다.
연도별로도 매년 구조되는 유실ㆍ유기동물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8만1,200마리였지만 지난해에는 8만9,000여마리로 9만마리에 육박했다.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실시간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8일까지 구조된 유기동물(방사된 길고양이 제외)은 7만5,38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급증했다.
유기된 동물 종류별로는 작년 통계 기준으로 전체의 71%가량(6만3,600여 마리)이 개였고, 고양이는 28%(2만4,900여 마리)였다.
구조된 동물이 매년 증가하는 현상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구조 활동으로 구조된 동물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만큼 버려지는 동물도 함께 증가하는 ‘반려동물 보유 인구 1,000만 시대’의 이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역대 최장인 이번 추석 연휴에도 버려지는 동물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휴가지에 고의로 반려동물을 버리고 오거나 동물병원에 아픈 동물을 맡겨놓고 찾으러 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휴 기간 사람이 많은 곳에 반려동물을 데리고 갔다가 실수로 잃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농식품부는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해 내년 3월부터 반려동물 유기 때 소유자에 부과하는 과태료를 현행 100만 원 이하에서 300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민간 유기견 입양단체 관계자는 “긴 연휴나 여름 휴가철에는 유기견 위탁시설에 자리가 없을 만큼 구조되는 동물이 많다”며 “유기 행위에 대한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고 애초에 동물 입양 절차를 까다롭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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