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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심판” vs “정치 보복”… 추석 밥상 민심 향배는

입력
2017.09.2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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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은 공작공화국… 탄핵감”

민주당, 성역없는 수사 거듭 촉구

“증거도 없이 모든 정권 부정하냐”

한국당, 우파 세력 재결집 나서

국민의당 “정쟁 그만” 틈새 공략

더불어민주당 추미애(가운데) 대표가 당 지도부 의원들과 함께 29일 오전 서울 용산역 플랫폼에서 귀성길 시민들에게 추석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가운데) 대표가 당 지도부 의원들과 함께 29일 오전 서울 용산역 플랫폼에서 귀성길 시민들에게 추석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역에서 추석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역에서 추석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최장 열흘에 달하는 명절 연휴를 앞둔 29일 여야는 추석 밥상 민심을 잡기 위해 프레임 전쟁에 돌입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MB) 심판론’을 적극 띄우며 박근혜 정부에 이은 ‘적폐청산 시즌 2’의 포문을 열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정치 보복 프레임을 앞세워 방어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소모적 정쟁은 지양하자는 양비론으로 제3당 틈새 전략을 꾀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전날 당 적폐청산위원회가 공개한 MB 정부 시절 청와대의 전방위 정치 개입 문건을 고리 삼아 “MB 정권은 공작 공화국이고 MB는 탄핵으로 물러났어야 할 대통령”이라고 비판하며 MB 심판론의 고삐를 당겼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가 중심이 돼 야당 지자체장 사찰 및 재정 압박, 선거 개입, 공영방송 장악 등 민주주의 국가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며 사법당국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이 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했다.

MB가 “적폐청산은 퇴행적 시도”라고 반발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 투 톱은 “어불성설”, “적반하장”이란 표현을 동원해 가며 적폐청산 작업에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당은 적폐청산 여론을 기반 삼아 정기국회에서 각종 개혁입법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정치보복 프레임과 함께 진보정부 적폐청산을 들고 나오며 역공을 취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과 오찬 자리를 연달아 갖고 문재인 정부 성토전을 펼쳤다. 여권의 적폐청산 작업을 진보 대 보수 이념 대결로 몰고 가 우파 세력 결집에 나서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홍 대표는 “4년 남은 정부가 해방 이후 70년 된 모든 정권을 부정하고 있다”며 “증거 없이 추측만으로 전직 대통령을 소환할 수 없다”고 보수 세력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 수수 의혹 재수사를 주장했다. 그는 “권양숙 여사도 뇌물 공범 아니냐”며 “권 여사와 노무현 가족들 고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노 전 대통령 뇌물 수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을 추진하며 참여정부의 도덕성 문제를 걸고 넘어지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의당은 적폐청산과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충돌하는 양 진영을 모두 비판하며 민생정당 프레임 세일즈에 나섰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휴를 앞두고 적폐청산, 정치보복이니 하는 소모적 정쟁이 추석 밥상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야당에 대해선 “헌정질서를 뒤흔들어 놓고 정치보복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고, 여권에 대해서도 “적폐청산에만 올인하지 말고 미래 대비에 매진해달라”며 훈수를 뒀다. 정기국회에서도 캐스팅보터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석의 일환으로 보인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안철수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가 29일 오후 서울 용산역 플랫폼에서 추석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안철수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가 29일 오후 서울 용산역 플랫폼에서 추석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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