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운전을 허용한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동안 관습적으로 금지됐던 항공기 조종도 여성에게 개방키로 하면서 여성 인권 신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걸프뉴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사우디야 항공은 여성 항공기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한 해외 연수 장학금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이 조종사가 될 수 없다는 법은 없지만 사우디 내 항공사들이 여성 조종사를 고용하지 않아 사실상 여성들은 꿈을 꿀 수 없는 영역이었다.
2014년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사우디 항공당국이 발급한 조종사 자격증을 받고 사우디 왕자인 알 왈리드 빈탈랄 킹덤홀딩스 회장 전용기를 조종한 하나디 자카리아 힌디가 유일한 여성 조종사 사례다.
이에 따라 최근 여권 신장 움직임을 계기로 더 큰 변화들이 이어지리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성직자들을 중심으로 한 보수파들은 텔레비전을 들여오는 것도 반대했지만, 지금은 TV쇼를 방송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등 변화를 받아들였다”며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다음 단계가 ‘보호자 제도’ 폐지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여성은 결혼, 여행 등을 할 때 가족관계인 남성 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성들의 개혁 의지도 높다. 여성 운전 허용 캠페인을 전개했던 마날 알 샤리프는 트위터에 “비는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시작된다”며 “더 이상 여성 권리가 보수파를 달래기 위한 정치적 게임의 도구로 활용되지 못하게 막겠다”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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