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살인사건’ 재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피해자 고(故) 박용철씨 유족이 고소인 자격으로 29일 경찰에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 5촌 조카인 박용철씨 아내와 차남은 이날 오후 2시 10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 “저희는 이 사건이 친족 간 단순 살인사건이나 자살사건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새로 드러난 정황, 증거, 증인이 있는 만큼 재수사를 통해 진짜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족은 “경찰이 처음부터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에 의문과 의혹이 많이 있다”며 “이번 재조사에서만큼은 틀림없이 진실을 밝혀서 (사건과 관련된) 경찰, 검찰, 정계 인사들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3자가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분이 있기는 한데 밝히기는 조심스럽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씨 차남은 “진실을 밝히고, 진짜 범인을 잡고, 아버지와 삼촌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조사에 열심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박용철씨는 2011년 9월 북한산에서 피살된 채로, 박씨 사촌 형 박용수씨는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박용수씨 몸에서 발견된 유서 등을 근거로 박용수씨가 금전 문제로 사촌 형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유도선수 출신 박용철씨를 상대적으로 체구가 왜소한 박용수씨가 쉽게 제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제3자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유족은 15일 경찰청에 “진범을 찾아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사건을 맡은 광역수사대는 27일 서울북부지검에서 약 3,000쪽 분량 수사기록을 넘겨 받아 검토를 시작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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