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과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이달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과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자동차 업계와 부동산ㆍ임대업의 체감경기는 나빠졌다.
29일 한국은행의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83으로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4월(83)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특히 이달 전자업종의 BSI는 전달보다 8포인트나 오른 107로 집계됐다. 이는 4개월 만에 기준치를 넘어 선 것으로, 2010년 7월(111) 이후 7년2개월만의 최고치다. 화학업종(102)도 12포인트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체감경기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화학업종도 국제유가 상승과 최근 미국 내 정유시설이 자연재해로 인해 공급차질을 겪으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
반면 자동차 업계와 부동산ㆍ임대업의 체감경기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자동차 업종 BSI는 65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다음달 업황 전망 BSI는 13포인트나 떨어진 59를 기록했다. 2009년 7월(56) 이후 8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사드 보복에 따른 판매 부진과 업계의 파업 재개 가능성 때문이란 분석이다.
부동산ㆍ임대업 업황 BSI도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대책으로 지난달 4포인트 내려간 데 이어 이번 달에도 2포인트 하락해 72를 나타냈다. 지난 6월부터 넉 달째 내림세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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