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국서 실종된 고양이가 8년만에 프랑스에서 발견된 사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국서 실종된 고양이가 8년만에 프랑스에서 발견된 사연

입력
2017.09.29 13:29
0 0
런던에서 살던 고양이 '문 유닛'(오른쪽)은 8년 반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발견됐다. 문 유닛의 가족은 급히 고양이의 여권을 발급받고 문 유닛을 데리러 가기 위해 파리로 향했다. 매셔블 캡처
런던에서 살던 고양이 '문 유닛'(오른쪽)은 8년 반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발견됐다. 문 유닛의 가족은 급히 고양이의 여권을 발급받고 문 유닛을 데리러 가기 위해 파리로 향했다. 매셔블 캡처

영국 런던에서 실종된 고양이가 8년 반 만에, 집에서 약 450㎞나 떨어진 프랑스 파리에서 발견됐습니다.

매셔블, 데일리메일 등 다수의 영국 매체에 따르면 2007년 새해가 되기 하루 전,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마르나 길리건과 션 퍼디 씨 부부의 고양이 ‘문 유닛’(Moon unit)이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부부가 연말 파티를 하고 있는 동안 문틈으로 빠져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애타게 고양이를 찾아다녔습니다. 수소문을 하고, 전단지도 돌리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문 유닛은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문 유닛은 나타나지 않았고 부부는 문 유닛을 다신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포기했습니다. 고양이는 어딘가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 여기며 살았습니다.

런던에서 실종되기 전 문 유닛의 모습. 매셔블 캡처
런던에서 실종되기 전 문 유닛의 모습. 매셔블 캡처

고양이가 실종된 사이, 부부는 이혼했지만 좋은 친구로 남았습니다.

그러던 2016년 6월, 마르나 씨에게 뜻밖의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런던에서 홀연 자취를 감췄던 문 유닛이 멀리 떨어진 프랑스 파리에 있는 기차역 밖에서 발견돼 보호 중이라는 이메일을 받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믿기 어려웠지만 동물보호단체 ‘어려움에 처한 동물에게 도움과 보호를’(Aide et de Défense des Animaux en Détresse · ADAD)에서 보내 온 사진과 과거 사진을 비교하자, 문 유닛의 코의 특징인 흰 반점이 일치했습니다.

문 유닛이 집으로 돌아오는 이동장 속에 있다. 데일리메일 캡처
문 유닛이 집으로 돌아오는 이동장 속에 있다. 데일리메일 캡처

마르나씨는 문 유닛을 영국으로 데려 오기 위한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고양이용 여권을 발급받고 전 남편 퍼디 씨와 함께 파리로 떠났습니다. EU에서는 반려 동물의 정보를 담은 체내 내장칩과 접종 내역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 여권을 발급하는데요, 이 여권을 받은 반려동물은 EU 내 국경을 통과하더라도 검역을 면제받는다고 합니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만난 문 유닛은 8년 반 만에 기적적으로 재회한 가족 품에 안겨 폭풍 애교를 퍼부으며 기뻐했습니다.

문 유닛은 영국과 프랑스 해협을 건너는 기차 또는 배를 타고 밀항한 것일까요? 왜 그토록 먼 거리를 여행해야 했을까요? 문 유닛이 어떻게 파리로 가게 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문 유닛의 가족을 찾는 방법은 분명했습니다. 바로 몸 안에 내장된 마이크로칩입니다. ADAD는 마이크로칩에 등록된 문 유닛의 주소를 통해 마르나 씨에게 연락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문 유닛은 많이 먹고 푹 잤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헤어져 있었던 시간을 되찾으려는 듯 잠시도 퍼디 씨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동안 문 유닛도 이젠 나이를 많이 먹었습니다. 이제 남은 묘생은 모험보다는 집에서 빈둥거리며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