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또다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향해 경고장을 빼 들었다. 살충제 계란 파동에 이어 생리대 안정성 문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을 키웠다고 거듭 질책한 것이다.
이 총리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류 처장을 향해 “생리대 사태가 8월에 생겼는데 두 달 동안 무얼 했느냐”며 호통쳤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류 처장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에 대한 위해성 평가 결과, 최대 검출량을 기준으로 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간략히 보고했다. 이에 이 총리가 “10종을 제외한 나머지 VOCs 검사는 어떻게 하느냐”, “VOCs가 아닌 다른 화학물질은 어떻게 하느냐”, “역학조사는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했다. 하지만 류 처장이 “앞으로 진행하겠다”, “관계기관과 협조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하자 이 총리가 격노 했다. 이 총리는 특히 식약처가 “생리대가 안전하다”고 단정하면서도 정작 여성들이 겪는 증상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설명을 못하는 데 대해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지난달 외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는 살충제 계란 대응 부실 논란과 관련해 “(류 처장이) ‘하루에 2.6개씩 죽을 때까지 먹어도 괜찮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왜 전량 폐기합니까’라고 하니 그 다음부터는 설명이 막혔다”며 “설명을 충실히 못하면 (공직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앞서 국회에서 출석해서는 “사회통념상 일정 시점까지 업무 장악이 안 된다면 류 처장의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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