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처안전처가 “국내 유통 중인 모든 생리대는 평생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시중 제품을 사용하며 직접 겪은 부작용을 호소하면서 “그래도 국산 생리대는 안 쓸 것”이라는 불신의 목소리가 여전했다.
평소 문제가 됐던 릴리안의 제품을 사용했다는 전명희(27)씨는 28일 “내가 직접 생리 양이 줄어드는 등의 부작용을 겪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라면서 “생리대에 문제가 없다면 내 몸이 문제라는 뜻인가. 생리대 회사에 면죄부를 주는 발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대학생 유한슬(22)씨는 “식약처에서는 생리대를 자주 교체하는 등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마치 여성들이 생리대를 잘못 사용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 같다는 뉘앙스라 불쾌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높아진 외국산 제품이나 면 생리대, 생리컵 등 대안용품에 대한 관심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천예슬(30)씨는 “아직 역학조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성급한 발표인 것 같아 불신만 높아졌다”며 “안전하다고 알려진 외국산 유기농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앞으론 국내 제품은 절대 안 쓸 것”이라고 했다. 주부 오진비(29)씨도 “이미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이번 발표도 그다지 믿을 수 없다”면서 “이번 파문을 계기로 사용하게 된 면 생리대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어린이용 기저귀 역시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출산을 앞둔 임신부들의 우려도 여전했다. 11월 출산 예정인 김지연(31)씨는 “솔직히 아이에게 마음 편히 기저귀를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지금 예약해도 외국산 제품은 예정일에 맞춰 받기 힘들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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