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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비디오판독) 시스템' 논란, 규정 다듬을 명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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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비디오판독) 시스템' 논란, 규정 다듬을 명분 충분하다

입력
2017.09.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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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비디오판독) 요청중인 주심/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VAR을 요구하면 경고를 받는다’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공포한 VAR(비디오판독시스템·Video Assistant Referee)의 12가지 원칙 가운데 8번째 조항이다. IFAB는 박진감 넘치고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심판 측에 한정해 VAR 원칙을 발표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VAR 도입이다. VAR은 경기 중 오심이나 확인하지 못한 파울이나 기타 판정 시비를 다시 확인해 판정 신뢰도, 경기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시작으로 국내에는 K리그 클래식에 한해 지난 7월 리그 18라운드부터 전격 도입됐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난 지금 VAR은 문제점을 노출하기 시작했고 ‘VAR을 다시 한 번 돌아보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불만의 출발지는 ‘독소 조항’이라고 불리는 VAR 관련 ▲8번 조항(선수나 코칭스태프가 VAR을 요구하면 경고를 받는다)에 초점이 맞춰진다.

심판의 오심을 재차 확인할 기회를 주는 VAR 발동 권한이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아닌 오로지 심판 진에 있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시 말해 판정 시비에 대한 억울함을 소명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로 분류되는 선수 측에 ‘우선적으로 VAR 요청 권한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축구계 일각에서 일고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도입된 VAR 시스템이 오히려 구단과 선수, 팬들 모두에게 억울함을 더한다면 IFAB에서 규정을 다듬을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 K리그 현장에서는 해당 조항으로 인해 왜곡된 승부가 나온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지난 9월 24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서울FC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도중 서울의 이상호(30)와 포항의 무랄랴(24)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충돌했지만 심판은 이를 지나쳤다. 페널티킥을 선언해도 무방할 만한 상황이었다. 만약 심판이 이를 제대로 캐치하지 못했다면 VAR을 요청하는 것이 적절했다. 그러나 VAR은 발동되지 않았다. 서울의 벤치로서는 발만 동동 구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이날 경기는 1-1로 끝났다.

‘VAR 논란’에 불을 지폈던 지난 24일 대구FC와 전북 현대전도 있다. 후반 39분 대구 세징야(30)의 크로스를 받은 에반드로(28)가 골망을 흔든 뒤 세리머니까지 마쳤지만 갑작스레 VAR이 선언됐다. 득점 과정에서 골키퍼 조현우(26)가 공을 정지시키지 않은 채로 골킥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IFAB 규정에 따르면 조현우의 골킥은 VAR 대상인 ‘골 상황’에 포함되지 않는다. 부적합한 VAR 발동으로 인해 대구로서는 한 골을 도둑맞은 셈이 됐다. 이날 대구는 VAR로 두 골이 취소되면서 1-1로 경기를 마쳤다.

만약 VAR 원칙 8번 조항이 없었다면 두 경기 결과는 바뀌었을 수도 있다. 야구나 배구, 테니스 등 VAR 시스템이 이미 도입된 종목의 경우 횟수를 제한해 선수, 감독 측에 요청 권한을 부여한다. 판정시비의 당사자들인 선수 측에 소명을 요구할 기회를 먼저 주는 것이다. 김태륭(34) KBS·SPOTV 해설위원은 “VAR의 경우 유럽 리그보다 K리그가 먼저 시범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이자 시험단계나 마찬가지”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앞으로 점점 보완이 되겠다. 향후 선택적으로 리그마다 VAR을 도입한 뒤 정보를 쭉 모아본다면 이를 이어갈지 (혹은 없앨지)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반면 한국프로축구연맹 측은 VAR 규정과 관련해 IFAB 규정을 따르게 돼 있다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연맹 관계자는 “K리그는 전적으로 IFAB 규정을 따를 의무가 있다. IFAB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뿐 로컬 룰을 적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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