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32. 다섯 살 추정 요크셔테리어 요조
지난 7월 서울 강서구 33㎡(10여평)의 아파트에서 개짖음 소리와 불쾌한 냄새가 진동한다는 민원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노부부가 중성화되지 않은 22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었던 겁니다. 노부부는 원래 2마리의 개를 키웠는데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아 자체적으로 번식을 하게 됐고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웃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아파트에서 쫓겨날 상황에 이르자 할아버지는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할아버지에 따르면 할머니가 개에 대한 집착이 있는데 지병으로 개들을 돌볼 수 없으니 개들을 좋은 곳으로 보내자 설득했다고 합니다.
활동가들이 집을 방문하자 복도부터 냄새가 풍겨왔고, 집 안은 쌓인 짐과 개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합니다. 노부부는 스무살 된 시츄와 요크셔테리어 두 마리는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고 해 그 둘을 제외한 20마리를 데리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요조(5세 추정·암컷)는 그렇게 구조되었습니다.
요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 이상으로 몸의 균형이 살짝 틀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요. 달려 올 때도 다른 개들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이름을 잘 알아 들어 달려와 폭 안깁니다. “요조~ 요조~” 부르면 큰 눈을 반짝이며 ‘콩콩콩콩’ 달려와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쑥 내미는데 너무 사랑스럽다고 해요. 겁이 있는 편이라 처음에는 눈치를 보지만 금세 애교가 폭발합니다. 활동가들 모두가 요조를 탐낼 정도로 라고 하네요. 짖음도 없고 다른 친구들과도 잘 지내며 유일한 단점은 ‘사진발’이 안받는 거라고 합니다.
5년이나 좁고 지저분한 곳에서 친구들과 살아야 했습니다. 예쁜 외모에 애교 많은 요조숙녀 ‘요조’가 올 겨울엔 진정한 반려견으로 살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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