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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병간호 위해 하루 4시간 통학하는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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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병간호 위해 하루 4시간 통학하는 대학생

입력
2017.09.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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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대 사회복지과 류지훈군

자전거ㆍ시외버스ㆍ지하철 갈아타며

경남 합천서 대구까지 매일 왕복 150㎞

주말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 벌기

김선순(오른쪽) 수성대 총장이 류지훈(가운데) 학생에게 금일봉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수성대 제공
김선순(오른쪽) 수성대 총장이 류지훈(가운데) 학생에게 금일봉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수성대 제공

집에서 학교까지 통학시간만 왕복 4시간. 부모 병간호를 위해 기숙사 입사를 포기하고, 경남 합천군에서 대구 수성구까지 통학을 선택한 수성대 사회복지과 류지훈(19ㆍ1년) 학생의 얘기다.

류군은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 식사를 직접 준비한다. 사고로 한쪽다리가 불편한 아버지(61)와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어머니(51)의 아침밥상을 차려 드린다. 설거지를 마친 뒤 다시 점심 밥상을 차려놓고 책가방을 둘러메고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선다.

류군의 통학 교통편은 자전거와 시외버스 지하철. 자전거로 20㎞ 가량 떨어진 합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구행 시외버스를 탄다. 대구 서부정류장에 내려 대구도시철도 1호선에 오른 뒤 반월당역에서 다시 2호선으로 환승한다. 만촌역에 내린 뒤에도 10분 가량 더 걸어야 강의실에 들어갈 수 있다. 수업이 끝나면 역순으로 귀가한다.

류군의 하루 통학 거리와 시간은 왕복 150㎞ 정도에 4시간. 승용차를 이용하면 편도 64㎞에 차가 막히지 않을 때는 1시간 10분 가량이면 되지만, 류군은 대중교통 이외엔 대안이 없다.

수성대는 류군 같은 학생을 위해 기숙사를 운영하지만 류군은 장거리 통학을 선택했다. 자신이 아니면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돌볼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평소 무릎이 좋지 않아 고생하던 류군의 어머니는 올 들어 거동이 어려울 정도로 악화했다. 아버지도 사고로 한쪽 다리가 불편하다. 외동인지라 집안 살림을 할 사람이 없었다. 하루 왕복 4시간 통학이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류군은 용기를 냈다. 류군은 “처음엔 엄두가 나지 않았고, 막상 통학을 하기 시작하니 너무 힘들었다”며 “제가 아니면 어머니 간호와 집안 살림을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고향집을 떠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평일 4시간 통학으로 피곤하지만 류군에겐 주말도 없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유소 아르바이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피곤하지만 그는 지각 한번 하지 않은 모범생이다. “간호와 집안 살림을 이유로 공부를 소홀히 한다면 나 자신과 부모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지각하지 않고 수업을 빼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선순 수성대 총장을 최근 류군을 불러 금일봉을 전달하며 격려했다. 사회복지과 교수들도 동참했다. 김 총장은 “효가 무너지는 사회에서 지훈이 같은 학생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 공부를 마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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