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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과 대등하게 싸운 10억, ‘3부’ 목포시청의 아름다웠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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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과 대등하게 싸운 10억, ‘3부’ 목포시청의 아름다웠던 도전

입력
2017.09.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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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선(맨 왼쪽) 등 목포시청 선수들이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판 ‘칼레의 기적’은 없었다. 칼레의 기적은 구멍가게 주인, 배관공, 정원사 등으로 구성된 4부 리그 팀 칼레가 1999-2000시즌 프랑스 FA컵에서 상위권 팀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결승까지 올랐던 이변을 가리킨다.

내셔널리그(3부) 소속 목포시청은 27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강호 울산과 2017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후반 막판 김인성(28)에게 뼈아픈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석패했다. 목포시청은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키며 4강에 진출했지만, 끝내 지난 2005년 내셔널리그 소속이었던 울산현대미포조선(해체)의 결승행을 재현하지 못했다. 목포시청은 FA컵 팀 최고 성적을 거두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반면 울산 현대는 팀 창단 후 2번째이자 지난 1998년 이후 19년 만에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울산은 수원 삼성(클래식)과 부산 아이파크(챌린지)의 또 다른 4강전(10월 25일 부산구덕운동장) 승자와 결승에서 대결한다.

경기에선 졌지만, 목포시청의 거침없는 여정은 아름다웠다.

한국실업축구연맹 관계자는 28일 전화 통화에서 “목포시청 선수단의 연봉 총액은 약 10억 원이다”고 밝혔다. 이는 울산 선수단 연봉 총액(2016년 기준 약 70억6,000만 원)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관계자는 “내셔널리그 구단 선수들 중 몸값이 높은 선수는 연봉 5,000~5,500만 원 정도를 받는다. 일반적으론 연봉이 3,000만 원 안팎이다. 적게 받는 선수는 연간 2,000만 원 정도를 수령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본지와 만난 목포시청 간판 정훈성(23)은 “숙식이나 훈련에 대한 지원 정도는 문제 될 게 없지만, 수당 등 금전적인 부분에선 열악한 게 사실이다. 3부 팀 이다 보니 처우 등 지원 수준이 K리그 팀들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훈련 강도는 K리그 선수들에 비해 높은 것 같다”면서도 ‘김정혁(49) 감독에게 당장 어떤 얘기를 하고 싶느냐’는 물음엔 “훈련을 더 강도 높게 받고 싶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이번 FA컵 준결승에서 목포시청을 누르는 데 선봉에 선 이는 공교롭게도 내셔널리그 출신인 김인성이었다. 그는 후반 33분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박용우(24)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침착하게 결승 골을 터뜨렸다.

그는 2008년 20세 이하(U-20) 대표팀, 2010년 대학 대표팀 등에 뽑히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2011년 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는 그 해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 입단해 축구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인성은 2012년 강릉시청에서 러시아 명문 팀인 CSKA 모스크바로 이적했고, 이후 성남 일화(현 성남FC), 전북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를 거쳐 지난 해 울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목포시청 선수들이 매우 열심히 뛰더라. 내셔널리그 출신으로서 목포시청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도훈(47) 울산 감독 역시 “목포시청이 많은 준비를 했더라. 힘든 경기였다”고 상대를 높이 평가했다.

김정혁 목포시청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줬다.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목포시청의 눈물겨운 도전은 열정과 간절함이 값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재확인시켰다. 실업팀의 FA컵 4강은 대이변으로 평가된다. 한국실업축구연맹 관계자는 “목포시청의 성과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목포시청의 선전으로 지도자, 선수단, 구단, 내셔널리그까지 언론에 자주 노출이 되는 등 홍보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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