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베트남공동체 원옥금 대표
내달 1일 한마음체육대회 마련
현지 중학교 개축 비용도 모금
“베트남 고유명절은 아니지만 추석연휴 동안 한국에 있는 베트남 사람들도 얼마나 고향이 그립고 가족도 보고 싶겠어요. 그래서 친목도모차 4년 전부터 매년 이맘때쯤 모여요.”
내달 1일 경기 오산종합운동장에서 진행하는 한마음체육대회를 준비 중인 한국 거주 베트남 근로자 모임 ‘재한베트남공동체’의 원옥금(42) 대표. 베트남에서 영어통역사로 일하다 현지 파견직원이던 한국인 남편을 만나 1997년 결혼한 그는 현재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베트남통번역상담센터 ‘동행’의 대표로 베트남 근로자들 눈과 귀가 돼 주고 있다.
베트남 이름 ‘윈억땀’보다 한국 이름 ‘원옥금’이 이젠 더 편하다는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시로부터 외국인대표 명예시장으로 임명돼 활동 중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사람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 번역과 통역을 해 주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상담사로 변신 후 방통대에서 법학을 전공해 외국인 근로자들 인권보호까지 챙기게 된 이력 때문이다.
명예시장의 마음으로 그가 요즘 가장 챙기는 게 한마음체육대회다. 대회에는 수도권 거주 베트남 사람들 5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축구와 여성 팔씨름, 제기차기, 줄다리기 등을 펼치고, 밴드공연과 장기자랑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한다.
한마음체육대회 행사 당일 시설이 열악한 베트남 중부 꽝남성 짜전 중학교 학생들을 돕기 위한 모금활동도 함께 진행된다. 짜전중학교는 짜미현 짜전읍 오지의 소수민족 중학교로, 나무판자로 지은 기숙사가 낡고 비좁아 기둥이 썩는 등 재건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붕도 부실해 비가 줄줄 새지만 건축비 1,100여 만원이 없어 고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원 대표는 “이번 대회가 베트남 근로자들의 화합은 물론, 고국 아이들을 돕는 소중한 기회도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짜전중 설립기금 모금이 많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국경을 초월해 많은 분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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