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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140자 글자 수 제한 정책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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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140자 글자 수 제한 정책 포기”

입력
2017.09.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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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경쟁사에 밀려 수익성 악화

280자로 2배 확대하는 방안 시험

일각선 “정체성 포기” 우려 나와

스마트폰에 설치된 트위터 애플리케이션. AP 연합뉴스
스마트폰에 설치된 트위터 애플리케이션. AP 연합뉴스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가 ‘140자’ 글자 수 제한 정책을 포기한다. 페이스북 등 다른 SNS에 이용자를 빼앗기면서 게재 허용 글자 수를 늘려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자구책으로 보인다.

트위터는 26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현재 일부 사용자들을 상대로 게시물을 올릴 때 140자였던 글자 수 제한을 280자로 두 배 확대하는 방안을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 서비스에 영어와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는 포함됐지만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는 제외됐다. 트위터 측은 “한국어 등은 영어와 달리 적은 글자로도 많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함축성이 뛰어난 한자어가 많은 한국어 특성상 글자 자체로 감정을 표현하기가 쉽다는 얘기다. 실제 영어와 일본어로 작성된 트윗을 비교한 결과 영어 사용자는 9%가 140자 제한을 받은 반면, 일본어는 0.4%만 불편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알리자 로센 트위터 제품 매니저는 “140자에 사람의 생각을 우겨 넣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여전히 간단한 새로운 방식을 지지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의 입장 변화는 달라진 SNS 환경에 적응해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위터는 2006년 첫 선을 보인 이후 간결함을 장점으로 140자 정책을 고수해 왔으나 과도한 폐쇄성 탓에 줄곧 이용자의 생각과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기에 부적합하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이에 고객들은 다양한 사진과 영상, 무제한 글자 게재 등 표현력을 강조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경쟁 SNS로 옮겨 갔고, 이용자 감소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트위터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 줄었다. 월간 이용자 수도 지난 분기 20억명을 돌파한 페이스북의 6분의1 수준인 3억2,800만명으로 정체 상태에 있다.

반응은 엇갈린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글자 수 제한 완화는) 작은 변화이나 우리로서는 큰 움직임”이라며 결정을 환영했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정체성’을 포기한 이번 조치로 오히려 충성도 높은 이용자가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위터 애용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북한에 대한 전쟁 위협을 정교하게 할 수 있게 됐다”며 “글자 수보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글을 단속하거나 편집하는 기능을 마련하는 정책이 훨씬 시급하다고 여기는 고객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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