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닷새 연속 올라 1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한국 CDS 프리미엄은 전날74.71bp(1bp=0.01%p)로 마감해 1.59bp(2.17%) 올랐다. 이는 지난해 2월 12일(78.70bp) 이후 19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붙는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해당 국가ㆍ기업의 신용도가 낮아져 채권 발행 때 비용이 많이 든다는 뜻이다.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 상승은 최근 뉴욕 유엔 총회에서 북한과 미국이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내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간밤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을 완전히 준비했다”고 언급하는 등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CDS 프리미엄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지난 8월에도 미국과 북한의 대치로 한반도 위험이 커지면서 한국 CDS 프리미엄이 5거래일 연속(8∼14일) 오른 바 있다.
채권 시장에서도 외국인의 국채 현물 순매도세가 거세다. 외국인은 전날 채권시장에서 원화 채권 현물을 2조원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8,0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가운데 (국채 매도가)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인지 이탈인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내 기관도 섣불리 저가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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