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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유로존 공동 예산 편성하자”

입력
2017.09.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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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대통령 ‘EU 개혁안’ 발표

메르켈 獨총리 우향우 우려 속

유럽 신속대응군 창설도 제시

EU서 주도권 잡기 위한 포석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유럽연합(EU) 재건 구상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유럽연합(EU) 재건 구상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보다 강력한 유럽연합(EU)을 목표로 하는 EU 개혁 방안을 내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총선에서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 든 직후에 나온 것으로, EU에서 주도권을 잡는 동시에 극우 세력의 부상으로 EU가 분열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행한 100분 간의 연설에서 “우리는 자주적이며, 단합되고, 민주적인 유럽을 다시 세우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EU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공동 예산 편성, EU 차원의 유럽난민청ㆍ신속대응군ㆍ유럽국경경찰 창설, 유럽대학 설립 등을 제시했다.

이런 구상의 배경에는 영국의 EU 탈퇴 결정,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반(反) 이민정서 확산, 포퓰리즘의 부상 등으로 EU에 분열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이 준 교훈들을 잊고 있다” “유럽 내전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더 강력한 유럽을 건설할 방도를 생각해야 한다” 등의 발언은 왜곡된 민족주의와 분열주의가 가져올 수 있는 위기를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EU 개혁의 파트너로 꼽혔던 메르켈 총리가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우향우’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면서 더 늦기 전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입성하고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가운데, 마크롱의 친유럽 정책을 지지하는 사회민주당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ㆍ기독사회당 연합과 손을 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EU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포석을 둔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타임지는 “마크롱 대통령이 EU 정비 방안을 발표하며 수 년간 대체로 독일이 맡아왔던 역할을 하려 한다”며 “유럽은 조만간 메르켈 총리를 대체하는 새로운 리더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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