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정하동의 영문고등학교가 체육중점학교로 지정된 이후 2년 만에 경북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스포츠 교육기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문고는 2015년 3월 교육과학기술부의 체육중점학교로 지정됐다. 이는 일반계 고교 중 체육에 소질과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는 체육 심화 교육 학교다. 기존 인문과정과 별도의 학급(학년당 2개 학급)을 만든 뒤 매년 예산 1억원을 들여 체육과목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 결과 벌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창단한 축구부는 올 2월 백운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8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제55회 경북도민체육대회 및 전국 고교축구 주말리그 대구ㆍ경북권역대회에서 잇달아 우승했다. 올 3월 창단한 야구부는 2017년 고교야구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창단 2개월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또 대통령배 및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에 출전해 야구 명문 인천동산고 및 군산상고와 접전을 벌이면서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평균구속 150㎞에 육박하는 2학년 투수 서상준은 프로 및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관심을 가질 정도다. 올 3월에는 카누팀도 창단했다.
이 학교가 단기간에 성과를 낸 것은 체계적인 교육 덕분이다. 체육중점학급 학생 139명(1ㆍ2학년 각 52명, 3학년 35명)은 일반 교과목 교육과 함께 스포츠개론, 스포츠과학, 체력육성 등을 수강한다. 그리고 수영, 골프, 볼링, 태권도 등 다양한 세부실기종목을 배우고 있다. 전문강사들이 체계적으로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는 것이 성과를 내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교 운동부의 감독이나 코치 중 일부는 국가대표 선수로 뛰었거나 국가대표를 키워내는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체육대학 진학을 위한 컨설팅과 체대 입시 실기트레이닝도 함께 해 사교육 없이 대학 진학을 시키겠다는 게 학교 측의 목표다. 체육중점학급 학생 중 50명은 벌써 마사지, 응급처치 등 스포츠트레이너 1,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2, 3학년생 15명은 축구지도자 자격(4급)을 취득했다.
배재현 체육중점운영부장은 “중점학급 첫 졸업생이 치르는 내년 입시에서 35명 중 30명 가량이 체대ㆍ체육교육과 등에 진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소문을 타고 타 지역과 수도권에서도 입학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동 교장은 “스포츠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가지 않더라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충실한 교육과 다양한 운동부 운영을 통해 엘리트 선수를 길러내는 산실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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