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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라이벌은 현대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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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라이벌은 현대 그랜저?

입력
2017.09.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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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 김훈기 기자
제네시스 G70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 김훈기 기자

브랜드의 모든 역량을 쏟아내 만든 근사한 스포츠 세단이 출시됐다고 다들 ‘설레발’이다. 수치만 보면 분명 고성능 세단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다. 370마력, 아니 향후 성능 업그레이드를 통해 분명 앞자리 숫자가 바뀔 잠재적인 성능은 자동차 마니아를 새롭게 한다. 브렘보가 제공하는 130만원짜리 브레이크 시스템과 안전장치 패키지인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2(160만원)을 넣은 3.3T 어드밴스드 트림(4490)의 가격은 4780만원. 무엇보다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지보수비의 혜택이 반갑다. 그렇게 제네시스 G70은 자동차 깨나 안다는 마니아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 '핫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여기까지는 자동차를 아는 사람들의 얘기다.

예상대로 인테리어는 고급스럽다.
예상대로 인테리어는 고급스럽다.

아직까지 나를 포함한 대다수 예비 고객들은 차를 몰아보지 않았다. 그런데 일단 차가 너무 작다는 평가가 중론이었다. “주말 라운딩을 떠나는 파트너끼리 타고 갈수도 없는 옹색한 세단이 무어가 소용 있냐”는 볼멘소리도 들어봤다. 사실 G70 트렁크는 좁다. 골프백 두 개를 제대로 싣기조차 어렵다. 자연스레 그랜저에 비해 훨씬 가치가 떨어진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직도 우리 중 누군가는 자동차를 크기와 가격으로 평가하는 터라 그리 낯설지는 않다. 사실 그랜저는 제작사의 논리에 따라 제네시스를 별도 브랜드로 본다면 현대의 기함이다. 그런데 가격조차 제네시스 G70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들에게는 후륜구동의 질감이나 직분사 터보 엔진의 고성능은 애당초 의미 없는 터다. 여기서 G70 판매의 강력한 걸림돌이 아이러니하게도 그랜저가 될 수도 있음이 파생됐다. 어라, 오너들의 성향을 떠올려보니 일견 타당해 보인다.

G70 3.3t 모델을 시승(기사보기☞ 제네시스 G70, 현대차 ‘안티’도 돌아 볼 스포츠세단) 했던 김훈기 기자는 라이벌로 재규어 XE를 꼽았다. 상품 구성이나 주행 질감이 아주 흡사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일단 차 가격대부터 다르다. 보험료를 비롯한 유지비 또한 차이가 크다. 수입 엔트리 세단 가격으로 고성능 모델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현실이 G70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인 셈이다. 단, 그건 자동차의 성능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얘기다. 무난한 패밀리카를 원하는 이들에게 그랜저야말로 복지부동의 안식처다. 그들은 아무리 제네시스 날개를 붙였어도 쏘나타 덩치의 후륜구동 세단에 그랜저보다 1천만원 비싼 금액을 선뜻 지불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후광만을 원하는 이들은 G70 3.3T 대신 G80 기본형 모델을 눈여겨볼 것이다.

여기서 현대 상품기획팀의 고뇌가 엿보인다. G70 2.0T 기본형 모델은 3,750만원에서 시작되어 스포츠패키지 트림은 4,296만원이다. 3.3T 기본형은 4,490만원에서 시작된다. 아주 절묘한 가격 포지셔닝이다. 2리터 모델로 수익성을 높이고 고성능 모델로는 수입 세단을 겨냥해 승부를 거는 운용이기 때문. 내부적으로 시뮬레이팅 했겠지만 그랜저와 G80 고객과의 간섭은 최대한 비껴나갔다. “뒷좌석이 너무 좁고 불편해”라고 떠들어봐야 개발진은 그들을 타겟으로 삼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마케팅 대상은 2리터급 수입 컴팩트 세단이며 “동급 라이벌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370마력 고성능 세단을 손에 넣을 수 있다”에 방점이 찍힌다.

G70의 올해 판매량 목표는 5,000대. 일견 보수적이다. 그 말은 곧 현대차조차 G70은 그랜저 같은 매스 타깃용 세단이 아니라는 걸 의식한다는 말이다. 현대는 오래 전부터 수입차 오너들에게는 자사의 신차를 살 때 일정액을 깎아주는 프로모션을 운용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가장 대중적인 수입차를 겨냥한 첫 자구책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계약 첫날 판매량으로 잠재력을 증명했다. 시장 규모와 국내 오너들의 성향을 볼 때 롱런 베스트셀러는 어렵겠지만 자동차 애호가들에게는 한동안 이슈의 중심일 것이다.

최민관 기자 edit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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