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2년 만에 9개 지자체서
20개 노선 43대 차량 운행
노선 입석률 5%대로 떨어져
이용자 78%가 “만족해요”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회사원 이모(39)씨는 예전의 지옥 같던 출퇴근길을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하다. 그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잠실까지 타던 광역좌석버스는 늘 좌석이 부족해 입석 승객들로 붐볐다. 이씨를 포함한 입석 승객들은 서서 가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서 버스가 급제동이라도 하면 짐짝처럼 뒤엉켜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의 이런 고충은 2년 전 도입된 2층 광역버스를 이용하면서 해소됐다. 좌석 수(72석)가 많아져 편히 앉아 갈수 있고, 시야도 트여 창문 밖 풍경도 즐길 수 있다. 그는 “고행의 길 같던 출퇴근 시간이 이제는 세상 편해졌다”고 웃었다.
경기도가 입석문제 해결을 위해 광역버스 노선에 도입한 2층 광역버스가 대중교통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2015년 10월 김포와 남양주에서 운행을 시작한 이후 2년 만에 노선과 차량이 4배로 확대되는 등 출퇴근 대안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7일 도에 따르면 2015년 10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광역 2층 버스는 28일 운행을 개시할 화성(동탄신도시~서울 강남)을 포함해 김포, 남양주, 수원, 파주, 안산, 광주, 하남, 성남(10월 중순 개시) 9개 지자체, 20개 노선에 43대의 2층 버스가 운행중이다.
1단계로 김포(양촌~서울시청), 남양주(호평~잠실역) 5개 광역버스 노선에 9대를 투입한지 2년 만에 노선과 차량이 각각 4배 늘어난 것이다. 도는 10월 고양, 용인, 시흥에도 2층 버스를 신규 투입하는 등 2018년 초까지 총 14개 시ㆍ군에 143대의 2층 버스 운행을 확대할 예정이다.
도가 2층 버스운행 확대에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입석률 감소에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도의 분석 자료를 보면 2층 버스가 도입된 광역버스 노선의 입석률은 2015년 21.2%에서 2016년 10.3%로 떨어졌고, 올해는 5.7%까지 떨어졌다. 지난 해 대비 올해 입석률은 평균 45%까지 감소했다.
이용객의 만족도도 높다. 지난 4월 경기도가 2층버스 이용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 이용자의 77.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중 입석률을 줄이는 ‘전 구간 좌석제 운행(76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요금도 2,400원선으로 일반 광역버스와 동일한데다,모바일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USB포트 등 편의기구도 충실하게 갖춰져 있다.
장영근 도 교통국장은 “최종적으로 경기도 광역버스의 20%인 약 423대를 2층 버스로 운행할 것”이라며 “2층 버스가 대중교통을 선도하는 수단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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