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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값의 절반이 위약금? 제주도민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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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값의 절반이 위약금? 제주도민들 뿔났다

입력
2017.09.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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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소비자 불만 크게 늘어

위약금 등 환불 관련 가장 많아

저비용 항공사가 80%나 차지

제주공항 여객대합실 전경.
제주공항 여객대합실 전경.

제주시에 거주하는 A(45)씨는 올해 1월 24일 오후 11시30분쯤 저비용항공사인 B항공사 홈페이지에서 같은해 2월 18일 출발하는 인천-일본 나고야행 왕복항공권 3매를 67만2,800원에 구입했다. 1시간쯤 뒤 A씨는 예매착오를 이유로 구매취소를 요청했지만 항공사는 구입가의 50%가 넘는 36만원을 위약금으로 부과했다. A씨가 자정이 지났다고 1시간 만에 위약금을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면제를 요구했지만 할인 항공권이라는 이유로 항공사측으로부터 거부당했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C(38)씨는 지난해 9월 3일 저비용항공사인 D사의 홈페이지에서 2017년 4월 12일 출발하는 인천-사이판행 왕복항공권 4매를 109만5,500원에 결제했다. 하지만 C씨는 지난해 12월 28일 개인사정으로 인해 항공권 구매 취소를 항공사에 요청했다. 항공사는 출발일로부터 4개월 이상 남았지만 취소수수료로 32만원(특가운임 1인당 5만원, 할인운임 1인당 3만원)을 요구했다. C씨는 출발일로부터 91일 이전에는 취소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약관이 2017년부터 시행됨을 근거로 올해 1월 1일 다시 취소를 요구했지만 항공사측은 전액 환불 불가를 주장하며 거절했다.

최근 항공기 이용객이 늘면서 소비자 불만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항공권 취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위약금 등 환불 관련 불만이 가장 많았고, 대형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불만이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한국소비자원 제주여행소비자권익증진센터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제주지역 항공여객운송서비스와 관련 소비자 불만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439건이 접수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110건, 2015년 114건, 지난해 142건, 올들어 6월까지 73건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유형별로 보면 항공권 구매 취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약금과 환불거부ㆍ지연 등 환불과 관련한 불만이 196건(44.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항공기의 결항이나 연착과 같은 운송 불이행과 지연이 87건(19.8%), 위탁수하물 분실과 파손 29건(6.6%), 계약변경 및 할인적용 불만 22건(5.0%) 순이다.

또 항공사명이 확인 가능한 299건을 분석한 결과 국내항공사가 262건(87,6%)으로, 외국항공사 37건(12.4%)보다 많았다.

국내항공사 중에서는 저비용항공사가 209건(79.8%)으로, 대형항공사 53건(20.2%)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대형항공사의 경우 전체 소비자 불만 중 운송 불이행과 지연에 대한 불만 비중이 26.4%로, 저비용항공사(22.0%)보다 높았다.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위탁수하물 분실과 파손(9.1%), 계약변경 및 할인적용 불만(8.6%)이 대형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환불 관련 소비자 불만 비중은 대형항공사 35.8%(19건), 저비용항공사 37.8%(79건)로 전체 불만 중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국적항공사의 환불수수료를 비교한 결과 국내선은 대형항공사가 1,000원~8,000원이며, 저비용항공사은 1,000원∼1만원 수준이지만 특가 상품인 경우 환불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국제선은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 모두 취소시기에 따라 4∼7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차등부과하고 있었는데, 출발일이 가까울수록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항공권 운임이 저렴할수록 환불수수료가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구매 전 환불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또한 최종 목적지에서 위탁수하물이 도착하지 않거나 분실ㆍ파손된 경우 즉시 공항 내 항공사 직원에게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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