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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만 빼고… 미 정부ㆍ군 “북핵, 외교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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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만 빼고… 미 정부ㆍ군 “북핵, 외교로 풀어야”

입력
2017.09.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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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 발언은 성명 아냐… 김정은에 대한 응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스페인 총리와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스페인 총리와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극적인 대북 군사 옵션 발언이 거듭되고 있지만, 미 행정부와 군은 경제 제재와 외교적 압박으로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의 거친 발언을 참모들은 외교적 압박의 레토릭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의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북 군사옵션에 대해 “우선적 선택은 아니지만 ‘두번째 옵션’을 완전히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가 그걸 취한다면, 북한에 대단히 파괴적(devastating)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두번째 옵션)은 군사옵션이라고 불린다”며 “선택해야 한다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대통령의 거친 언사가 우발적 무력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지만, 유엔 연설의 ‘완전 파괴(totally destroy)’에서 ‘파괴적(devastating)’으로 표현만 바꿨을 뿐, 자극적인 압박의 강도를 낮추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통령의 ‘군사옵션’ 발언 전후로 나온 행정부와 군 수장들의 발언은 사뭇 다르다. 인도를 방문 중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미ㆍ인도 국방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푸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문제에서 입장이 분명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틸러슨 국무장관도 바티칸 고위 관계자와의 회동에 앞서 “김정은에 대한 오락가락하는 (대통령의) 트윗이 현 상황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외교적 노력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며 “그것이 이 문제를 푸는 길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2년 임기의 재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군은 국무 장관이 이끄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ㆍ외교적 압박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서 중국 측 파트너와 소통하면서 유엔과 국무부의 작업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WP는 비군사적 해법에 초점을 맞춘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띤 발언들과 뚜렷이 대비된다고 평했다. 던퍼드 의장은 최근 미ㆍ북간 ‘말의 전쟁’이 우발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원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오해와 부주의한 개입을 피할 필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현재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통령과 참모들의 엇박자 어조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며, 미 주류 언론들의 단골 공격 대상이다. 하지만 참모들은 엇박자라기보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외교적 압박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에 열린 국무부 브리핑에서 헤더 노어트 대변인이 “대통령은 효과적인 의사 전달자”라며 “우리는 외교적 압박을 진전시키는 데 꽤 많이 성공해왔다”고 말한 것도 이런 기류의 단면이다. 그는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평화적 압박에서 전 세계가 결집하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발언이 ‘레토릭’임을 스스로 암시하는 듯한 묘한 말도 내놨다. 그는 미국과 북한간의 ‘말 전쟁’이 우발적 충돌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그(김정은)는 절대, 절대 해서는 안 될 것들을 말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것들에 답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응답이지 (김정은이 한 것과 같은) 공식 성명이 아니다. 이것은 응답”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군사 옵션’ 발언이 정부 방침을 표명하는 공식 성명이 아니라 김정은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취지인 셈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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