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이정은(21ㆍ토니모리)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역사를 새로 쓰려 한다.
그는 2017시즌 KLPGA 투어 주요 5개 부문인 다승(4승)과 대상포인트(565점), 상금(9억9,518만35원), 평균최저타수(69.58타), ‘톱10’ 피니시율(77.27%ㆍ17/22)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투어 역대 손꼽히는 선수들의 기록에 바짝 다가선 것은 더욱 놀라운 점이다. 특히 눈에 띄는 부문은 상금이다. 그는 단일 시즌 상금 역대 1위인 박성현의 기록(13억3,309만667원ㆍ2016년)에 약 3억3,800만 원 차이로 따라붙었다. 29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용인 88컨트리클럽 나라ㆍ사랑코스(파72)에서 열리는 팬텀 클래식(총상금 6억 원ㆍ우승 상금 1억2,000만 원)을 포함해 올 시즌 남은 대회는 5개다. 정상에 오르는 등 ‘톱10’에 꾸준히 들 경우 기록 경신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정은은 올 시즌 가장 기복이 없는 선수다. ‘톱10’ 피니시율은 경이적이다. ‘톱5’에도 무려 12차례나 들었다. 컷 탈락은 1차례도 기록하지 않았다.
이 부문에선 김효주(22ㆍ롯데)와 신지애(29), 안선주(30ㆍ요넥스)의 기록에 근접했다. 최근 10년간 단일 시즌 ‘톱10’ 진입 횟수 1위는 2014년 김효주(18회)다. 단일 시즌 ‘톱5’ 진입 횟수는 2007년 신지애가 16회로 가장 많다. 이정은이 이번 팬텀 클래식에서 ‘톱10’에 들 경우 김효주의 기록과 같아지고 안선주의 기록에도 한 발 더 가까워진다. 남은 5개 대회에서 모두 10위 이내에 들면 ‘톱10’ 피니시율이 81.48%(22/27)로 지난 2009년 안선주(80.00%) 이후 8년 만에 80%대 ‘톱10’ 피니시율을 달성하게 된다.
2016시즌 ‘무관의 신인왕’이었던 이정은은 한 시즌 만에 투어 ‘대세’가 됐다. 강한 멘탈과 체력을 유지한 데다, 연습량까지 끌어올린 덕분이다. 그는 지난 7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강철 멘탈의 비결에 대해 “과거 골프를 즐기는 스포츠로 대하지 않고 생계유지 수단으로 생각했다. 써야 할 돈을 벌려면 정신 차리고 골프를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었다”며 “골프가 생계유지 수단이 되면 멘탈이 약해질 수가 없다. 이거 아니면 할 게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순천 연향중학교 3학년 때까지만 해도 티칭프로가 돼 생계를 이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순천 청암고 2학년 때인 2013년 베어크리크배 아마추어 골프선수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골퍼가 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지난 해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데 대해 “겨울 태국전지훈련에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런닝, 샷 연습 등 하루 12시간 가까이 훈련을 했다”고 답했다. 일부 취재진 사이에선 그의 미소를 두고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는 말이 나돈다. 승부처 상황에서 이정은이 짓는 미소에는 엄청난 승부욕과 독기가 숨어 있음을 표현한 얘기다.
이정은은 팬텀 클래식에서 시즌 5승째에 도전한다. 대회 홍보 대행은 그의 후원사 크라우닝이 맡았다. 이정은은 “후원사가 관여하는 대회라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너무 욕심내면 오히려 잘 안 되는 것 같다. 일단 ‘톱10’ 진입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디펜딩 챔피언’ 홍진주(34ㆍ대방건설)를 비롯해 김지현(26ㆍ한화)과 김지현2(26ㆍ롯데),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 오지현(21ㆍKB금융), 장하나(25ㆍBC카드) 등이 이정은과 우승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 종료시점 KLPGA 상금 상위 7명에겐 12월 1일부터 열리는 4개 투어 대항전 ‘더퀸즈 presented by 코와’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때문에 우승 쟁탈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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