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보다 3.6조원 뚝
주택부담지수도 5년 만에 최대
치솟는 집값 탓에 가계 형편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집을 사면서 대출을 많이 받느라 2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여윳돈이 4조원 가까이 줄어들었고, 주택구입 부담도 5년 만에 최대로 커졌다.
27일 한국은행의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4~6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0조5,000억원으로 1분기(14조1,000억원)보다 3조6,000억원 줄었다. 순자금운용이란 예금과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금액을 말하는데, 통상 경제주체의 여유 자금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순자금운용이 감소한 것은 신규 주택 구매를 지속한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1분기 19만9,000건에서 2분기 25만9,000건으로 30%나 급증했다. 2분기 가계대출도 11조원 늘었다.
한편 집값과 대출금리가 동반상승 하면서 주택구입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K-HAI)가 전국 평균 60.1로, 전년 동기(55.3)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2년 2분기 65.3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소득의 25%가 원리금 상환에 들어가는 것을 기준(100)으로 삼는다. 수치가 커질수록 부담이 가중된다는 뜻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전년 2분기 대비 아파트 중간 가격이 2억4,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4.17% 올랐고 같은 기간 대출금리도 2.77%에서 3.22%로 상승하면서 주택구입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07.2로 구입부담이 가장 컸고, 제주(87.7), 부산(73.0)이 그 뒤를 이었다. 주택금융공사는 앞으로 8ㆍ2부동산대책과 투기과열지구 추가지정 효과, 금리변동 등이 지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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