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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순위 조작해 33억 챙긴 전직 프로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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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순위 조작해 33억 챙긴 전직 프로게이머

입력
2017.09.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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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를 조작해 수십억원대 불법 수익을 챙긴 전직 프로게이머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T사 대표 장모(32)씨와 Z사 대표 이모(34)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김모(30)씨 등 각 회사 직원 2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2014년 7월부터 최근까지 동일한 IP(인터넷 주소)로 네이버의 IP필터링을 우회하는 IP조작 프로그램을 PC 100여대에 설치해 38만회에 걸쳐 133만개의 키워드 검색어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IP필터링이란 검색어를 반복 입력 또는 클릭해 검색 순위를 올리는 것을 막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또 계속 동일한 검색어를 자동 입력하는 ‘봇’(BOT) 프로그램도 자체 개발해 범행에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검색어 조작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총 33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들은 브로커들을 통해 음식점 성형외과, 치과, 학원 등 조작 의뢰자들을 모집했고, 조작 작업 시간과 기간별로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 단위 계약으로 한 의뢰자로부터 2억원 넘게 받은 경우도 있었다.

장씨는 한 유명 온라인 슈팅게임의 1세대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군대 선후임 관계로 알게 된 이씨와 함께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회사명의 대표로 돼 있지만 사실상 동일한 회사에서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봤다.

검찰 관계자는 “검색 순위 조작이 해프닝 수준을 넘어 기업화돼 있음을 확인한 사례로 방치할 경우 인터넷 포털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우려가 커 유사 기업형 검색 조작 사범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의 불법 수익을 전액 환수할 예정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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