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25일(현지시간) 북미 간 ‘말 폭탄’이 오고 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왜 김정은이 자신의 주장을 떠들도록 무대를 깔아주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대표는 이날 MSNBC방송에 출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깡패’라고 비난하면서도 “미국의 대통령은 전세계 자유진영의 지도라”라고 “김정은을 그 자리까지 가게 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이 취해야 할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힐난했다. 펠로시 대표는 “나는 미 의회 내에서 평양에 다녀온 몇 안 되는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안전에 관한 논의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김정은에게 무대를 깔아주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이 위협하는 것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서 “무력을 내세운 위협으로 무기 개발에 대한 과학적 노하우를 과시하는 것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 부분이 세계를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미국의 대통령은 김정은처럼 끔찍한 사람과 치고 받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했다”며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북한 영공에 침범하지 않는다고 해도 폭격기를 격추시키기는 것을 포함해 북한이 대응조치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이나 동맹국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발언한 가운데 나왔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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