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상우 감독, 한성정, 이승록 단장./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과거 만난 프로배구 남자부 한 구단 감독은 배구계에 유망주들이 적어졌다고 개탄했다. 배구판이 열악하다 보니 학부모들도 자녀들에게 배구를 시키기 꺼려한다는 얘기였다.
2017-2018 프로배구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가 2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배구계 관계자들과 신인 선수들의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전체 1순위가 지명되자 “와!”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홍익대 3학년인 레프트 공격수 한성정(21)은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의 지명을 받았다.
한성정의 아버지 한은범(50)씨는 불편한 몸에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본지와 만난 한씨는 ‘아들이 배구 선수를 한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내가 몸이 불편하다 보니 운동이란 걸 잘 못해봤다. 그래서 반대하지 않았다”며 “아들은 축구를 하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그는 “아들에게 고맙다. 내가 몸이 불편해서 아들이 기죽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잘 해줘서 이런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성정은 197㎝의 장신에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가능한 수비형 레프트라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 중 하나로 꼽혔다. 2012∼2014년 유스 국가대표였으며 지난 해 성인 국가대표팀의 호출을 받았다. 올 시즌 대학 리그 공격 성공률 54.11%, 리시브 성공률 91.808%를 기록했다.
한성정은 "1순위로 뽑힌 만큼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이 배워서 공격과 리시브 모두 잘하는 훌륭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이번 드래프트는 지난 시즌 최종 순위에 따라 하위 3개 팀이 확률 추첨을 했다. 지난 시즌 7위 OK저축은행이 50%, 6위 KB손해보험이 35%, 5위 우리카드가 15%의 확률로 추첨에 나섰다. 1번부터 100번까지 숫자가 적힌 공 100개를 넣은 가운데 추첨 기계가 토해낸 공은 95번이었다. 그 결과 가장 공의 개수가 적었던 우리카드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한 관계자는 “15% 확률 팀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져간 것은 우리카드가 역대 처음이다”고 밝혔다.
2순위를 획득한 OK저축은행은 인하대 레프트 차지환(21)을 뽑았다. 그는 청소년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두루 거쳤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김세진(43) 감독님은 현역 시절 정말 대단하셨다. 그 경험을 배울 수 있게 됐다는 게 큰 영광이다”고 언급했다.
3순위에 배정된 KB손해보험은 고교생 세터 최익제(18ㆍ남성고)를 선택했다. 4순위 삼성화재와 5순위 한국전력은 각각 홍익대 세터 김형진(22), 인하대 세터 이호건(21)을 지명했다. 6순위 대한항공은 제천산업고 라이트 임동혁(18), 7순위 현대캐피탈은 한양대 센터 홍민기(24)를 호명했다.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은 취재진에 “홍민기는 점프력이 좋아 블로킹 능력이 뛰어나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경기에 즉시 투입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총 16개 학교에서 42명의 선수가 드래프트에 참가한 가운데 25명(수련선수 3명 포함)이 프로의 지명을 받았다. 남자 신인 선수 연봉은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4,000만 원으로 동일하다. 지난 해와 비교해 1,000만 원 올랐다. 수련 선수 연봉은 2,400만 원으로 지난 해와 같다.
박종민 기자ㆍ김의기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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