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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히딩크 조언? 도움된다면 언제든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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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히딩크 조언? 도움된다면 언제든 OK”

입력
2017.09.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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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다음 달 유럽 원정 평가전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다음 달 유럽 원정 평가전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이 ‘히딩크 논란’에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신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다음 달 유럽 평가전에 나설 23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10월 2일 출국해 10월 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내년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와 평가전을 치른 뒤 스위스로 이동해 10월 10일 두 번째 평가전을 소화한다. 원래 상대였던 튀니지가 내부 사정으로 경기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와 대체 상대로 모로코를 타진 중이다

신 감독은 이날 최근 불거진 ‘히딩크 열풍’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히딩크 감독님은 한국 축구의 영웅이다. 인정한다. 사심 없이 대표팀을 위해 일해주신다면 1%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겠다. 한국 축구가 발전하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히딩크 감독의 도움은) 무조건 오케이다.”

지난 14일 네덜란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한국 국민이 원하고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거스 히딩크 감독. 암스테르담=연합뉴스
지난 14일 네덜란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한국 국민이 원하고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거스 히딩크 감독. 암스테르담=연합뉴스

지난 14일 네덜란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맡을 용의가 있다”고 말한 히딩크 감독에게 공을 넘긴 셈이다. 26일 예정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히딩크 감독에게 기술자문이나 기술고문 등의 역할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신 감독은 ‘옥상옥(屋上屋)’은 경계하고 있다.

기술고문은 겉으로는 그럴 듯해도 실제 효과는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자문’이나 ‘고문’이라는 말부터 애매모호해 어디까지 조언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또한 한 팀에 두 명의 사령탑이 있는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가면 불협화음만 생겨 부작용은 커진다. 한국도 1994년 미국 월드컵 때 아나톨리 비쇼베츠(71)를 기술자문으로 뒀지만 결과적으로 의문부호만 남겼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의 사정에 밝고 국제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대표팀에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핀셋 조언’이라면 언제든 받을 수 있다는 게 신 감독 생각이다.

취재진의 질문을 듣는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취재진의 질문을 듣는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이번 유럽 원정이 신 감독에게 더 부담스러워졌다.

평가전의 목적은 선수를 테스트하고 강호와 맞붙어 면역력을 키우고 잘못된 점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히딩크 논란으로 경기력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히딩크 감독도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 차례 졸전으로 경질설에 휩싸였다. 4강 신화를 달성한 뒤에야 가시밭길 과정 덕분에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는 걸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런 값진 교훈을 얻어놓고도 막상 고지를 향한 길목에서 부진하면 또 비난을 쏟아내는 게 여론의 속성이다. 중요한 건 사령탑이 흔들리지 않는 거다.

신 감독은 “솔직히 최근 힘든 게 사실이다. 사면초가 신세”라면서도 “평가전에서 지거나 하면 후폭풍이 더 거세겠지만 감독이 소신을 잃으면 안 된다. 동요하지 않고 우리 목표는 내년 월드컵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끌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과 별개로 기술 코치, 피지컬 코치를 영입할 계획을 세워놨다. 신 감독은 “최종예선이 끝나자마자 이미 기술파트 코치 그리고 덕망 있는 피지컬 코치가 두 명은 필요하다고 기술위에 요청해 놨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우리 팀에 필요한 코치들을 물색 중이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팀은 처음으로 K리거를 제외한 해외파로만 구성됐다. 10월 A매치 기간에 K리그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다. 기대를 모았던 이승우(19ㆍ베로나)는 신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신 감독은 “이승우와 백승호(20ㆍ지로나), 이진현(20ㆍ오스트리아 빈) 등 어린 선수들은 새로운 팀에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계속 관심 있게 지켜 보겠다”고 설명했다.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 대표선수 명단(23명)

▲골키퍼=김진현(30ㆍ세레소 오사카ㆍ일본) 김승규(27ㆍ빗셀 고베ㆍ일본) 구성윤(23ㆍ콘사도레 삿포로ㆍ일본)

▲수비수=김기희(28ㆍ상하이 선화ㆍ중국) 김주영(29ㆍ허베이 화샤 싱푸ㆍ중국) 김영권(27ㆍ광저우 헝다ㆍ중국) 송주훈(23ㆍ알비렉스 니가타ㆍ일본) 오재석(27ㆍ감바 오사카ㆍ일본) 임창우(25ㆍ알 와흐다ㆍUAE) 윤석영(27ㆍ가시와 레이솔ㆍ일본)

▲미드필더=정우영(28ㆍ충칭 리판ㆍ중국) 장현수(26ㆍFC 도쿄ㆍ일본)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ㆍ웨일스) 권경원(25ㆍ톈진 취안젠ㆍ중국) 손흥민(25ㆍ토트넘ㆍ잉글랜드) 김보경(28ㆍ가시와 레이솔ㆍ일본) 남태희(26ㆍ알두하일SCㆍ카타르) 구자철(28ㆍ아우크스부르크ㆍ독일) 이청용(29ㆍ크리스털 팰리스ㆍ잉글랜드) 권창훈(23ㆍ디종ㆍ프랑스) 황일수(30ㆍ옌볜 푸더ㆍ중국)

▲공격수=황의조(25ㆍ감바 오사카ㆍ일본) 지동원(26ㆍ아우크스부르크ㆍ독일)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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