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무조건적인 질타는 팀을 힘들게 만든다.”
신태용(47)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최근 불어 닥친 ‘히딩크 광풍’에 대해 속내를 털어놨다.
신 감독은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0월 2차례 유럽 평가전에 나설 '2기 신태용호'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거스 히딩크(71ㆍ네덜란드) 전 대표팀 감독을 향한 여론의 지지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지난 7월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전 대표팀 감독의 후임으로 한국 축구 사령탑에 오른 신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인 이란전(0-0 무ㆍ8월 31일)과 10차전 우즈베키스탄전(0-0 무ㆍ9월 5일)에서 승점 2를 보태면서 4승3무3패(승점 15ㆍA조 2위)로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신 감독은 크게 지지를 받지 못했다. 경기력이 부진했던 데다, 히딩크 전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관심을 보인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진 탓이다. 여론은 히딩크 전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재영입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팬들은 히딩크 전 감독이 최근 네덜란드에서 가진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감독보다 조언 역할을 하는 데 무게를 뒀음에도 그의 영입을 재차 주장했다.
신 감독은 “한국 축구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려놨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질타 받았다. 인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결과에 대한 것도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는 “지금부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중요한 부분은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월드컵 때의 경기력이다. 국민이 힘을 실어 줘야 더 나아갈 수 있다. 무조건적인 질타는 팀을 힘들게 만든다”며 “질타와 칭찬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선수들이 한 발 더 뛰고 최선을 다 하는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전 감독을 두고는 “한국 축구의 영웅인 점은 인정한다. 정말 한국 축구를 도와주실 생각이시라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공유할 마음이 있다”며 “사심 없이 도와주신다면 나 또한 사심 없이 같이 협력해서 한국 축구를 더 발전시키고 월드컵 가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신 감독은 해외파로만 꾸려진 2기 멤버 2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대표팀 구성원이 모두 해외파로 채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격진에는 황의조(25ㆍ감바오사카)가 신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이승우(19ㆍ헬라스 베로나)와 백승호(20ㆍ지로나)는 실전 경험이 떨어진 탓에 신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미드필더에는 팀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청용(29ㆍ크리스털 팰리스)이 선발됐고,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황일수(30ㆍ옌볜 푸더)도 지난 5월 이라크 평가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후 2번째로 대표팀에 들었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한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도 이름을 올렸다.
수비진에선 일본 J리그 무대에서 활약하는 오재석(27ㆍ감바 오사카), 송주훈(23ㆍ알비렉스 니가타), 윤석영(27ㆍ가시와 레이솔)이 발탁됐다. ‘중동파’ 임창우(25ㆍ알 와흐다)도 지난 해 5월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신태용호는 10월 7일 러시아 대표팀과 현지에서 첫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당초 평가전 예정 상대였던 튀니지가 내부 사정으로 경기 불가를 통보하면서 10월 10일 모로코와 스위스에서 2번째 평가전을 계획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모로코와 평가전은 양국 축구협회의 협의가 된 상황이라 큰 변수가 없다면 열릴 것으로 본다. 장소와 시간 등의 조율 정도만 남았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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