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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의회까지 진출한 ‘대안’ 극우주의 급성장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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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의회까지 진출한 ‘대안’ 극우주의 급성장 신호탄 되나

입력
2017.09.2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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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독일 수도 베를린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24일 독일 수도 베를린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열린 독일 총선 결과 국가주의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연방의회 의석 하나 없는 원외정당에서 단숨에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서게 됐다. 친(親)유럽연합(EU)ㆍ친이민 등 기존 정책 노선을 지지하는 주류 양당, 즉 기독민주당ㆍ기독사회당(CDUㆍ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이 건재하지만 AfD가 정식으로 중앙 정치무대에 입성하면서 독일도 다른 유럽 국가처럼 더 커진 반EUㆍ반이민 목소리에 영향을 받게 됐다. 독일 주류 정당 역시 이번 총선을 계기로 AfD와 극우주의가 급성장할까 경계하는 눈치다.

24일 독일 방송사 ZDF가 발표한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AfD는 기민당 33.5%, 사민당 21%에 이어 13%를 득표, 의석 배분 최소득표율인 5%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제3당을 놓고 각축을 벌이던 진보 성향 녹색당과 좌파당, 우파 자유민주당(FDP) 등을 따돌리고 3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주류 양당인 기민당과 사민당이 ‘대연정’을 시도하게 될 경우 자연스레 ‘제1야당’ 지위는 AfD 차지가 돼 베를린 정가에서 무시 못할 목소리로 성장하게 된다.

반이민ㆍ반유럽주의를 내걸고 2013년 창당된 AfD는 그 해 총선에서 5% 돌파에 실패한 미미한 정당이었으나, 2015~6년 메르켈 총리의 포용적 난민정책에 독일 내 비판이 이어지면서 반사 이익을 누렸다. 메르켈 총리가 이민자의 과다 유입을 막고 난민 인정 요건도 강화하는 등 논란을 잠재우면서 상승하던 지지율이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의 연임을 저지할 것으로 유력시된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가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자 다시 ‘반(反) 메르켈’ 유권자층에서 대표 정당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메르켈 총리가 임기 동안 기민당을 더 중도적인 방향으로 이끌자 이에 실망한 일부 보수 기독교 유권자들이 AfD를 새 지지정당으로 선택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AfD의 ‘무슬림 이민 중단’ ‘베일 착용 불법화’ 등 노골적인 반무슬림 공약은 ‘기독민주당’을 이끌면서도 종교와는 거리를 두려는 메르켈 총리의 태도에 만족하지 못한 ‘종교적’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AfD의 성장에 긴장한 주류 정치권에서 “AfD를 찍느니 투표를 포기하는 게 낫다” “나치와 같은 당”이라는 격한 발언까지 나왔지만, 지역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이런 발언이 AfD 지지층을 동원하는 역효과만 낳았다”고 지적했다. 베를린자유대학의 정치학자 오스카 니더마이어는 “AfD는 정치영역에서의 전문성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직 그 잠재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못한 것이라 봐야 한다”며 원내 진출에 성공한 AfD가 그 영향력을 더 확대할 것이라 예측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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