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블랙리스트에 올라 고초를 겪은 배우 김규리가 “10년이면 대가는 충분히 치른 것 같다”며 “더 이상의 혼란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김규리는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벌어지던 당시 미니홈피에 썼던 글의 전문을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국민의 건강권은 보수적으로 지켰으면 했고 검역주권 포기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려서 썼던 글”이라고 밝혔다.
김규리는 당시 글에서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보균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국민 여론에 반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강행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글의 의도와는 달리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는 문장만 크게 부각됐고, 그로 인해 김규리는 육류 수입 업체로부터 피소돼 법정 공방을 벌여야 했다. 소송은 김규리의 승소로 끝났지만 배우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김규리는 24일 올린 글에서 “수사법으로 이뤄진 문장은 제 글의 전체가 아니다”라고 ‘청산가리 발언’을 언급하면서 “저는 그저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9년하고 5개월… 젊은 치기에 썼던 글”이라며 “십년이면 글의 대가는 충분히 치른 것 같다. 더 이상의 혼란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리는 앞서 23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비판 글을 올린 이후 온갖 악성 댓글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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