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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잊지 않을게…” 은화ㆍ다윤양과 눈물의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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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잊지 않을게…” 은화ㆍ다윤양과 눈물의 이별

입력
2017.09.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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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희생자 이별식

하얀 국화 대신 장미로 배웅

추모 연단엔 편지ㆍ간식 등 놓여

“함께 울어주신 시민 덕에 힘 내”

유족들 시민에 감사 인사 전해

그림 1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조은화, 허다윤 양 이별식’을 찾은 조문객이 헌화하고 있다. 이별식 연단은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희생자 어머니들의 뜻에 따라 일반 추모식이나 장례식장에 놓이는 하얀 국화꽃 대신 장미꽃으로 만든 다섯 개의 하트로 꾸며졌다. 류효진기자
그림 1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조은화, 허다윤 양 이별식’을 찾은 조문객이 헌화하고 있다. 이별식 연단은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희생자 어머니들의 뜻에 따라 일반 추모식이나 장례식장에 놓이는 하얀 국화꽃 대신 장미꽃으로 만든 다섯 개의 하트로 꾸며졌다. 류효진기자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 시신 수습에 힘써주고, 이별식에 참석해준 데서 한 가닥 희망을 봤습니다.”

24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만난 세월호 참사 희생자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64)씨는 조문객들을 맞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촉촉하게 젖은 눈가를 비비며 이별식에 방문한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허씨는 “3년 넘게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힘을 준 건 바로 시민들”이라고 다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세월호 안에서 3년 만에 수습된 단원고 조은화ㆍ허다윤양의 이별식이 23일과 24일 서울시청에서 거행됐다. 두 희생자의 이별식에는 시민들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 등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허씨 외에도 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 조은화 양의 아버지 조남성 씨와 어머니 이금희 씨 등 유족 5,6명이 다목적 홀 한 켠에 서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별식은 대체로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치러졌지만 조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딸의 친구들이 식장을 방문하자 그들을 부둥켜 안고 한참 동안 오열하기도 했다.

이별식 연단은 일반 추모식이나 장례식장에 놓이는 하얀 국화꽃 대신 화사한 장미로 만든 다섯 개의 하트로 꾸며졌다. 은화ㆍ다윤양의 어머니들이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낸 아이디어다. 허흥환씨는 “3년 넘는 시간 동안 다윤이와 은화를 위해 힘써주신 국민들에게 드리는 마지막 인사”라며 “딸들과 함께 하트 꽃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식장 한 켠에는 다윤양과 은화양의 교복과 사진이 작은 화분들과 함께 놓였다. 친구들이 보내온 응원문구와 간식, 음료수 등도 두 소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날은 주말을 맞아 이별식장을 방문한 시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조문객들은 저마다 검은색 옷을 갖춰 입고 가슴에 노란색 리본을 단 채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식장을 찾은 김은숙(51) 씨는 “3년이 넘는 긴 시간을 기다렸을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내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국민들 모두 세월호를 잊어버리지 않고 영원히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문객인 박하영(31)씨도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며 “정부가 나서 끝까지 진상규명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은화양과 다윤양의 가족들은 곧 다가오는 두 딸의 생일에 유골을 목포신항에 둘 수 없다고 판단해 서울로 유골을 옮겨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은화ㆍ다윤양의 가족들은 목포신항을 떠나기 전 밝힌 입장문에서 “매일 은화와 다윤이가 있는 냉동고 앞을 지나고, 그 냉동고를 돌리는 기계소리에 심장이 타 들어가는 마음이었다”며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나 1,000일이 넘게 진도 앞바다와 세월호에, 수습이 된 후에도 100일이 넘게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 은화와 다윤이를 생각하며 무겁게 내린 결정”이라고 심정을 전했다.

가족들은 이별식을 마친 후 25일 오전 8시30분 서울대병원에서 발인을 엄수하고, 작별 인사와 단원고 경유 등을 거쳐 수원시립 연화장에서 유골을 화장할 예정이다.

앞서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은화·다윤양과 이영숙씨의 유해는 지난 5월 세월호 3∼4층 객실 구역에서 수습됐다. 현재도 단원고 남현철ㆍ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ㆍ혁규 부자 등 5명의 유해를 찾기 위한 선체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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