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ㆍ스위스)와 ‘클레이코트의 신(神)’ 라파엘 나달(1위ㆍ스페인)이 처음으로 복식에서 한 조를 이뤘다.
페더러와 나달은 24일(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레이버컵 테니스대회 이틀째 복식 경기에 유럽 대표로 출전해 세계 연합 팀의 샘 퀘리-잭 소크(이상 미국) 조를 2-1(6-4 1-6 10-5)로 제압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남자 테니스 정상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한 페더러와 나달이 복식에서 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 인터넷 홈페이지는 페더러와 나달의 이름을 조합해 둘의 복식 조에 ‘페달(FeDal)’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이들이 복식 조합을 이룬 레이버컵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다. 올해 창설된 이 대회는 유럽과 세계 연합의 대항전으로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과 비슷한 형식이다. 유럽과 세계 연합이 각각 선수 6명씩으로 구성됐으며 유럽은 비외른 보리(스웨덴), 세계 연합은 존 매켄로(미국)가 단장을 맡았다.
정규 투어 대회가 아닌 만큼 경기는 재미있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페더러는 경기를 마친 뒤 “나달과 함께 경기해 재미있었다”고 말했고 나달 역시 “믿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페더러와 한 조를 이룬 것이나 경기 분위기 등이 모두 특별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앞으로도 복식에서 함께 콤비를 이룰 가능성에 대해 페더러는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며 “복식을 해본 지 오래돼서 네트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더라”고 밝혔다. 나달은 “(네트 앞에서도) 매우 잘했다”고 화답하며 “페더러와 한편이 되는 것은 나의 소망 중 하나였는데 오늘 이뤄졌다”고 기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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